여러분 안녕하세요.
그동안 블로그에 글이 뜸했습니다. 사실 그 어느 때보다도 동영상 강좌와 음향 글을 많이 적고 있는 요즈음이지만, 저의 후원 페이지인 패트리온에서 후원자들만 볼 수 있게 공개를 한 탓에 블로그가 조금 썰렁해진 감이 있습니다 ^^;
이번 글은 아무래도 다양한 분들에게 모두 도움이 될만한 글이라 블로그에 작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리뷰해볼 제품은 Sonarworks Reference 4 스피커/룸 보정 소프트웨어입니다. 원래 제가 구매하고 싶었던 제품은 iKmultimedia 의 ARC 3 룸 보정 소프트웨어인데, 음향 장비를 사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캐나다에선 구할 수가 없는 제품이라 Sonarworks Reference 4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 Sonarworks Reference 4도 캐나다에선 구할 수가 없어서 미국 B&H에서 주문하여 우여곡절 끝에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우선 Sonarworks Reference 4 의 측정용 마이크만 구매를 하였는데요, 본 소프트웨어는 21일동안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선 써보고 도움이 된다 싶으면 구매를 하려고 무턱대고 결제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러길 다행이다 결론지었는데요, 왜 그런지 이번 글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피커/룸 보정 소프트웨어란?
레퍼런스 4 소프트웨어를 이야기하기 전에 스피커/룸 보정 소프트웨어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시작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피커라는 음향 기기는 어떠한 공간에 설치가 되느냐에 따라서 하늘과 땅 차이의 다른 소리를 내어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룸 어쿠스틱 때문입니다. 소리라는 것은 어떤 공간에서 발생이 되느냐에 따라서 그 공간에 영향을 받아 특정 주파수가 크게 증가하거나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공간이 가지고 있는 면적과 재질등에 따라 달라지곤 합니다. 소리의 Reflection (반사), Absorption (흡읍) 그리고 Diffusion (확산) 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컨트롤을 할 수 있어야만 좋은 룸 어쿠스틱을 만들 수 있고 좋은 룸 어쿠스틱이 받쳐줘야지만 스피커도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괜히 마스터링 스튜디오가 건설에만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겠죠.
간단하게 설명하면 스피커에서 나오는 모든 주파수가 (그러긴 굉장히 어렵지만) 20Hz부터 20,000Hz까지 완벽하게 평탄하다 하더라도, 룸 어쿠스틱에 따라서 실제로 청감되는 주파수의 그래프는 작게는 몇 dB부터 크게는 몇 십 dB까지 다르게 들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음악 작업에서 아주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요, 즉 만약에 제가 작업하는 공간에 100Hz 대역이 16dB 정도 부스트가 되어서 소리가 들린다고 가정한다면, 제가 엄청나게 좋은 저역대를 만들었다고 생각을 하고 그 믹스를 다른 공간에서 들었을 때, 저역대가 아예 없이 들릴 수 있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많은 유저들이 이런 상황에서 스피커 탓을 하고 스피커를 바꾸려 하지만, 사실은 룸 어쿠스틱에 더 투자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룸 어쿠스틱이 보정이 되지 않는다면 어떠한 스피커를 사용해도 룸 어쿠스틱을 이겨낼 수 없기 때문이죠.
자 그런데 룸 어쿠스틱을 제대로 구성하기 위해선 엄청나게 큰 비용이 듭니다. 스튜디오의 경우는 애초에 시공부터 룸 어쿠스틱을 생각하고 건설을 해야할 정도로 많은 비용과 디자인이 필요로 하는데, 일반 유저가 가정집에서 음악 작업을 하기 위해 시공을 한다던지 아니면 기존에 만들어져 있는 작업실에 들어갔는데 룸 어쿠스틱이 좋지 않을 경우 다시 공사를 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물론 시공을 하지 않고 룸 어쿠스틱을 조정할 수 있는 많은 제품들이 시중에 나와있지만, 효과적인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선 또 엄청나게 큰 비용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시공을 하지 않고 룸 어쿠스틱 보정 제품들만으로 왠만한 공간을 꾸미려면 좋은 스피커의 몇 배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해외의 경우 대부분의 유저들이 DIY로 패널들을 제작하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죠. (Home Depot 같은 곳의 발전으로..) 저의 경우도 시중에선 구할 수 없는 커스톰 어쿠스틱 패널을 주문 제작하여 사용 중 입니다. 저역대 보정을 위해 일반적으로 구할 수 없는 16cm 이상의 두께의 패널들을 만들었기 때문이죠.
자, 비싸고 멋진 스피커에 돈을 투자하는 건 좋지만, 씨꺼먼한 어쿠스틱 패널들에 수십 수백만원의 돈을 투자하기엔.. 조금 멋진 소비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겠죠? 만약에 나의 룸 어쿠스틱을 그렇게 큰 돈을 투자하지 않고, 혹은 룸 어쿠스틱 제품들을 덕지 덕지 바르지 않아도 나의 룸 어쿠스틱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니면, 룸 어쿠스틱 보정 제품들을 사용할 수 없는 너무나 작은 작업실에서 작업하는 유저라면 어떨까요?
이런 유저들을 타겟으로 손쉽게 룸 어쿠스틱을 보정할 수 있다는 기술과 마케팅 전략으로 등장한 여러 소프트웨어들 중 단연 큰 성공을 이룬 소프트웨어가 바로 Sonarworks Reference 4 입니다.
측정
원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소프트웨어와 함께 룸 어쿠스틱을 측정할 수 있는 마이크를 구매하여 소프트웨어의 튜토리얼 가이드를 따라서 자신의 공간을 측정하게 됩니다.
본인이 보유한 마이크를 사용해도 되지만, 정확성을 위해선 Sonarworks 에서 판매하는 마이크를 구매하여 시리얼 넘버를 입력하여 해당 마이크의 주파수 특성을 고려한 측정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측정용 마이크를 비싼걸 사기가 꺼려지는 유저들을 위해서 OEM으로 저렴한 측정 마이크를 가져온 뒤, 그 마이크의 성향을 다시 측정하여 소프트웨어에서 보정하는 방법은 아주 좋은 세일즈 방식이라 여겨집니다.
저는 좀 더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 레이저 거리 측정기와 마이크 스탠드를 추가로 사용하였는데요, Reference 4 소프트웨어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끔 디자인이 되어 있어서 별도로 마이크 스탠드나 거리 계산을 위한 줄자 등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중간에 스피커간의 거리를 입력하는 창도 나오는데 거기에서 나오는 수치가 실제 제가 레이저로 잰 거리와 달라서 임의로 입력했더니 저의 방 사이즈를 너무 크게 잡아서 다시 자동으로 나온 수치로 줄여야 했습니다. 간단한 소프트웨어지만 조금 부정확한 면들이 중간 중간에 존재하긴 했습니다.
마이크 스탠드를 이용하지 않으면 위 사진 처럼 손으로 저렇게 잡고 측정하게 되는데.. 사실 정확한 측정법은 아니죠 ^^;
스피커별로 개별 측정을 마친 뒤 30개가 넘는 다른 위치에서 스피커의 소리를 측정하게 됩니다. 측정은 Sweep 톤이 아닌 Chirp 사운드로 하게 되는데, IR capture에 있어선 Sweep 톤이 훨씬 정확하지만 간단한 룸 어쿠스틱에 있어서 Chirp 도 크게 뒤떨어지진 않습니다. Reference 4 소프트웨어는 간단한 측정 방식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Sweep 톤을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우선 측정을 한번 하고 바로 사용을 시작했는데요 조금 더 정확하게 하기 위해선 2~3번 정도 더 측정을 한 뒤 결과가 비슷하게 나오는걸 확인한 뒤 넘어가야겠지만, 제가 보고 싶어했던 정보가 바로 보여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측정 결과, 믿을 수 있을까?
“모든것을 의심해라!”
Reference 4 소프트웨어의 기술은 기본 바탕을 측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에 측정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이 측정은 정확할까요?
물론 측정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최대한 유저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도록 여러 포지션을 다양하게 측정하여 평균값을 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룸 측정이라는 것이 어려운 기술이 아니긴 하지만 측정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실히 확인하고 가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입니다.
사실 저는 저의 홈 스튜디오에서 Reference 4를 사용하기 전에, 제가 작업하는 스튜디오에서 Reference 4를 1년 전에 테스트 해보았습니다.
당시에 측정이 제대로 이뤄지는가를 확인하기 위해서 다른 2가지 다른 측정 소프트웨어와 비교를 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Reference 4 소프트웨어는 Pro Tools HDX 과 아날로그 콘솔의 조합에서는 사용이 어려웠기 때문에 측정만 하고 사용은 하지 않게 되었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비교했던 시스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Sonarworks Reference 4 + 번들 측정용 마이크
FuzzMeasure + DPA 4006
Smaart + 측정용 마이크
이렇게 세개의 다른 소프트웨어와 마이크를 사용하여 스튜디오의 어쿠스틱을 측정한뒤, 그 결과를 비교하는 것이였죠. Smaart는 거리별로 노이즈를 사용했으며 Fuzz Measure 은 Sweep 을 사용하여 측정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FuzzMeasure 를 이용하여 IR capture과 룸 튜닝을 많이 했던 경험이 있어서 가장 신뢰하는 룸 측정 소프트웨어인데요, 마이크도 특별히 측정용 마이크가 아닌 (본 태생은 측정용 마이크였던) DPA 4006로 측정했을 때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었습니다.
Smaart의 경우 굉장히 비싼 측정 소프트웨어로써, 주로 개인 작업실보다는 큰 공연장이나 설계 튜닝에서 좀 더 널리 사용이 되는 제품이죠.
Smaart와 FuzzMeasure 95프로 이상 비슷한 결과물을 보여줘서 바로 FuzzMeasure 과 Sonarworks Reference 4를 비교해보았습니다.
위의 차트는 제가 작업하는 스튜디오 (당시 Dynaudio air 스피커 사용) 의 측정 결과물입니다. FuzzMeasure이 찾은 여러군대의 주파수 Dip을 (96Hz, 504Hz, 1.3kHz) Reference 4도 거의 비슷하게 측정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Reference 4는 주파수 대역별로 다르게 그래프 Smoothing 커브를 적용하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측정 소프트웨어의 가격과 측정 방법의 난이도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Reference 4는 소프트웨어가 가이드하는 측정 방식을 잘 따랐다는 가정하에 굉장히 훌륭한 측정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현재 새로운 공간으로 이사를 온 뒤, 여러 어쿠스틱 패널들과 베이스트랩등 그리고 스피커와 책상 위치 변경 등으로 룸 어쿠스틱을 많이 잡아놓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공간의 구조상, 그리고 가정집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특정 주파수의 부스트가 느껴져서 해당 부분을 직접 Sine Sweep 을 통하여 그리고 저의 레퍼런스 음반들을 통하여 어느정도 파악을 해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정확한 측정을 하기 위해서 Reference 4를 구매한 면도 있는데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DPA4006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고 (마이크가 접근금지 지역에..) $80불 정도로 (마이크 가격) 룸 어쿠스틱 상태만 제대로 측정해볼 수 있다면 손해가 아니라 생각이 들어서 Reference 4를 구매하게 된 이유도 있습니다. 또 바로 위에 언급한 것처럼, Reference 4의 측정 기술은 이미 테스트를 거쳐 신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죠.
Reference 4를 이용하여 측정한 저의 룸 상태입니다. 1.5kHz이상 대역은 아주 평탄한 반면, 작은 공간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저역대에 문제가 여러군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왼쪽 스피커와 오른쪽 스피커의 비정상적인 L/R 의 저역대의 차이는 작업실 공간의 비대칭에서 오는 문제라고 여겨지는데, 측정 방식에서 생긴 문제일 수도 있고 정작 작업을 할 때는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넘어간다 하더라도 90Hz의 Dip에서 바로 솓아지는 120Hz 정도의 부수트는 바로 전의 Dip과 비교해서 거의 12dB의 부스트를 상대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엄청나게 문제가 되는 대역입니다.
이 정도의 문제는 레퍼런스 음악만 들어도 사실 파악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저는 제가 사용하는 Universal Audio Apollo X6 의 DSP 소프트웨어인 자체 Console (어플리케이션) 을 이용하여 저의 모든 오디오를 Virtual 1-2 채널로 라우팅하여 그 채널에 EQ를 사용하여 보정하고 있었습니다.
흥미롭지 않나요? Reference 4에서 가장 문제로 삼았던 대역을 스스로 EQ를 이용하여 보정하여 이미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죠 (자기 자랑 시간..)
이 상황에서 가장 정확한 해결 방법은 120Hz를 타겟팅한 Tube Bass Trap 을 사는 것이지만, 가정집이고 저의 방의 공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어쿠스틱 패널이나 베이스 트랩은 설치가 공간상으로 어려웠고, 정확하게 문제가 되는 대역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믿을 수 있는 EQ로 정확하게 원하는 만큼의 EQ 값을 가지고 보정을 하여 문제 없이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측정 능력을 검증한 Reference 4를 사용해서 한번 더 확신을 가지고 싶었던 것이 컸던 것 같습니다.
보정 방법
자 그렇다면 Reference 4는 어떻게 룸 어쿠스틱을 보정할까요? 저의 셋업에서 보셨던 것처럼 문제점으로 파악된 주파수들 대역에 EQ 사용하여 부스트가 된 부분은 줄여주고 Dip이 된 부분은 보정하여 저역대부터 고역대까지 들쑥날쑥한 부분이 없이 플랫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Reference 4의 보정 방법입니다. 이 말만 듣는다면 사실 엄청나게 좋은 소프트웨어이고 모든 유저들이 무조건 사용해야하는 소프트웨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위의 그래프는 Reference 4 소프트웨어가 만들고자 하는 타겟의 주파수 응답률 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하게 EQ로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 어느 누구도 룸 어쿠스틱에 그렇게 많은 돈을 사용하지는 않을 겁니다. 또한 이렇게 간단하게 이큐로 스피커의 특성을 바꿔서 플랫하게 만들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출시되고 있는 모든 스피커에 엑티브 이큐를 사용해서 스피커의 디자인상의 주파수적 문제를 이큐로 보정하여 만들면, 전세계에 출시가 되는 모든 스피커는 플랫한 특성을 가질 수 있겠죠. 하지만 실제론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EQ를 이용한 보정 방법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위상 (Phase) 입니다.
Reference 4로 측정한 스피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피커로 가는 최종 아웃풋에 EQ를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스피커를 통한 소리의 위상이 왜곡됩니다.
Sonarworks의 개발자들이 그런 기초적인 부분을 모르는 것이 당연히 아니기 때문에, Reference 4는 위상에 대한 여러가지 옵션을 유저에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합니다.
Reference 4가 사용하는 EQ의 커브들로 생기는 위상의 왜곡을 소프트웨어에서 자체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iZotope Ozone 에서 처럼 말이죠) 왼쪽 스피커와 오른쪽 스피커의 측정값이 조금 달랐기 때문에 두 스피커를 다르게 이큐하면서 생기는 위상의 왜곡도 달라질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주파수적의 왜곡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EQ의 필터 타입을 바꿀수도 있으며, 위상의 왜곡을 보정해주는 Linear Phase 필터를 사용하게 되면 위상의 변화가 없습니다. 그러나 레이턴시가 늘어나게 되며 Linear Phase 필터가 가지고 있는 부작용인, 위상의 왜곡과는 다른 소리의 변화가 생깁니다.
저의 귀에선 두 필터 모두 각자의 형태의 왜곡을 가지고 있어서, Mixed 모드로 두었을 때 가장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ARC 3 소프트웨어입니다. 제가 IK multimedia 의 ARC3를 구매하고 싶었던 이유는, ARC 3 또한 Reference 4와 마찬가지로 다른 EQ 필터와 스타일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원하는 주파수 영역대만 골라서 보정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피커를 디자인/제조할 때 다른 드라이버들간의 퍼포먼스가 겹치는 Crossover 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그 부분에 위상의 왜곡이 없도록 신중하게 디자인하여 만들어지는 스피커에 수많은 이큐 필터를 적용하면 소리는 당연히 왜곡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 하나의 디테일한 소리의 변화를 인지하고 이용하여 믹스를 해야하는 직업을 가진 저로썬, 그런 위상의 왜곡이 믹스에 굉장히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저의 룸에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는 저역대만 보정할 수 있다면 ARC 3가 저에겐 완벽한 솔류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죠. 제가 사용하는 암피온 스피커는 엄청나게 디테일한 중-고역대의 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에, 그곳에는 이큐를 사용하지 않고 룸에 문제가 가장 큰 200Hz 아래만 보정한다면 완벽할거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돈을 주고 사고 싶어도 제품들을 사는것이 어려운 캐나다에선.. 구매해볼 수 없었기 때문에 실 사용에선 ARC 3가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줬을지 모르지만요.
특히 룸의 구조,그리고 스피커 드라이버의 사이즈와 퍼포먼스, 측정법 그리고 측정을 시행한 음압 레벨에 따른 부정확함에서 오는 100Hz 아래의 상대적인 부족함을 메꾸기 위한 과도한 부스트 EQ는 스피커 자체의 퍼포먼스와 디스토션 그리고 전체적 위상 왜곡에 큰 문제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이 부분도 Sonarworks 에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ARC 3처럼 일정 주파수만 컨트롤 할 수 있는 기능은 없으나, 저역대에 Boost를 하지 않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Normal 12dB로 두었을 때, 너무나 심한 왜곡이 들렸고, No Boost (0dB)가 가장 듣기 좋았으나 6dB로 들으면 저역대가 조금 더 살아나서 믹스가아닌 감상용으로 음악을 듣기엔 아주 적절하였습니다.
Reference 4는 또 다양한 기능이 있는데요, 여러 포지션을 측정하여 믹스 위치와 클라이언트 위치의 보정을 다르게하여 클라이언트가 왔을 때 클라이언트의 위치를 위한 보정 커브로 고객 만족도를 올릴 수도 있으며 ^^; Tilt EQ를 이용하여 저역대를 위상의 왜곡이 가장 적은 방법으로 보정하는 옵션도 있습니다.
또한 Dry/Wet 기능으로 보정과 보정이 되지 않은 상태를 섞어서 들을 수도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코딩을 하여 단순하게 만든 장난감스러운 소프트웨어가 아닌, 실제 업계 엔지니어들의 피드백과 함께 만들어진 보정 소프트웨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 그래서 결론은..
자 그렇게 지금 이 글을 쓰는 현재 21일 간의 데모 기간이 끝이 났고 저는 Reference 4를 구매하지 않고 삭제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EQ Filter 에서 Zero Latency 모드와 Linear Phase 모두 둘다 마음에 들지 않아 Mixed로 설정하고, 베이스의 부스트도 왜곡이 들려 No Boost (0dB) 로 설정하고 그래도 전체적인 음상의 왜곡이 마음에 들지 않아 Dry/Wet 을 50으로 놓고 레퍼런스 4를 사용하니 전체적인 왜곡은 덜한 것 같지만 쓴것도 안쓴것도 아닌 상황에 도달해버리고, 그럴바에는 차라리 기존의 메뉴얼한 방법이었던 모든 사운드를 저의 오디오 인터페이스 Loopback으로 Virtual 1-2 채널로 돌린 뒤, 제가 원하는 부분만 정확하게 EQ하여 보정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가장 왜곡이 덜한 방법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저는 스피커에 어떤 EQ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스피커의 가장 완벽한 퍼포먼스를 만들어주는 방법이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만, 더이상 룸 어쿠스틱을 조정할 수 없을 단계에 도달했을 때, 나의 룸이 가지고 있는 안 좋은 성향들을 받아드리고 익숙해진 뒤 그 문제들을 경험으로 해결할 수 있느냐, (즉 저역대가 너무나 많은 룸일 경우, 저역대가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저역대를 의도적으로 적게 만들 것이냐를 선택하는 행동) 아니면 그런 문제가 익숙함으로도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위상의 변화를 가만하면서 보정을 하고 나아가야 하는가? 를 선택하는 시점이 오게 되는 것이죠.
저는 저의 룸이 가지고 있는 안좋은 특성이 120Hz의 과도한 부스트가, 그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매번 작업시에 걸림돌로 다가왔기 때문에 보정을 하는 것이 옳다고 여겼고 Reference 4를 시도했지만 내가 원하는 대역만을 보정할 수 없는 단점 때문에 결론적으론 Reference 4는 나에게 맞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생각하고 내가 믿을 수 있는, 그리고 절대적인 컨트롤을 가지고 있는 UAD MDW EQ-3를 이용하여 원하는 대역만을 보정하기로 결정했던 것 입니다.
자 지금까지 제가 나열한 모든 내용이 어려우신 여러분들을 위하여 간단하게 정리해보자면,
Sonarworks Reference 4 소프트웨어의
단점
- 원하는 주파수 대역만 보정할 수 없음
- 어떤 EQ 필터를 사용하는지 모르나, 위상의 왜곡이 생각보다 심함 (적어도, 믹스 엔지니어로 위상을 굉장히 신경써야 하는 사람에게는)
- 소프트웨어의 여러가지 옵션을 선택하는 것은 좋으나 점점 더 레이턴시가 길어지고, 레이턴시 때문에 동영상을 시청할때 싱크가 어긋나는 사태에 이르게 됨
장점
- 전문 측정 소프트웨어에 비하여 비교적 간단한 측정 방법
- 그리고 그런 간단한 측정 방법에 비하여 아주 좋은 측정 결과
- EQ 필터 선택, Limit Control, Dry wet, Listening Spot, Mono 모니터링 등, 아주 다양한 기능과 모니터 컨트롤러의 기능도 상당 부분 가지고 있음
- 다른 룸 어쿠스틱 보정 프로그램들 처럼, DAW의 마지막 마스터 페이더에 플러그인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System wide 기능을 이용하여 컴퓨터의 모든 소리를 Reference 4로 보낼 수 있는 아주 실용적인 소프트웨어
Sonarworks Reference 4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 글쓴이, 저처럼 위상에 대해서 큰 신경을 써야하는 믹스 엔지니어들
- 위상의 왜곡 때문에 차라리 룸 어쿠스틱 패널들이나 Tube Bass Trap 등으로 룸의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룸 어쿠스틱에서 해결하는 것이 훨씬 좋음
- 문제가 되는 대역들을 차라리 글쓴이 처럼 스스로 인지하고 보정하는 것이 더 좋음
Sonarworks Reference 4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믹스 엔지니어가 아닌 개인 작업자들 (작곡가, 프로듀서, 홈 레코딩 유저)
- 위상의 변화도 문제지만, 그보다 자신의 작업실의 너무나도 심각한 주파수 응답률로 고생하는 개인 작업자들 – 즉 저역대에 10dB 씩 부스트나 Dip 이 있는 경우, 현실적으로 EQ를 사용함으로써 오는 위상의 왜곡보다 그렇게 큰 문제를 보정하는 것이 작곡가나 프로듀서들에겐 훨씬 이득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
- 룸 어쿠스틱에 투자할 상황이나 금전적 여유가 되지 않는 유저들
다 쓰고나니 별거 아닌 내용인 것 같지만 작성하는데 3일이나 걸린 글이 되어버렸네요.
여러분들의 제품 선택에 도움이 되었길 바라면서, 또 이런 글들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패트리온 후원자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굉장히 좋은 글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Sonarworks Reference 4의 능력들을 굉장히 과대평가했었지만, 결국은 제가 원하는 음역대만 EQ를 적용시킬 수 없다는 점, phase shift 그리고 거슬리는 저음역대의 pre-ringing 문제 때문에 이제는 잘 안 쓰고 있습니다. 제일 좋은 frequency response를 주는 데스크의 위치, 리스닝 위치, 스키퍼 위치를 먼저 찾아내고 그 다음 다양한 방법의 absorption 그리고 diffusion을 이용하는 것이 결국은 최고로 좋은 방법인 것 같네요. 저도 님과 조금은 다르지만 TotalMix FX Main Out 1-2에 이큐를 걸어 120Hz와 150Hz 정도 사이를 살짝 깎는 정도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ㅎㅎ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완벽하게 공감하는 내용들이 많았았습니다!
특히 레퍼런스4의 단점 중 특정 이큐의 보정만이 불가능 한 이유가
가장 공감이 갔네요. 몇개월 써온 입장에서..저도 지금의 룸 상태가 안좋은 것을 알면서도
끄는게 더 낫겠다는 결론 났었는데.. 그부분에 용기를 얻은 듯 합니다.
늘 큰 도움 받고 있습니다^^
음악뿐 아니라 아티스트로서의 삶의 모습에서도요
힘내주십쇼!!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