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 Tools HDX vs UA Apollo 시스템 vs RME TotalMix 1편
Pro Tools HDX vs UA Apollo 시스템 vs RME TotalMix 2편
안녕하세요, 위의 두 글에 이어지는 마지막 글 입니다. 이번 글은 위에 나열한 세개의 시스템을 비교한다기 보다는 아날로그 콘솔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려고 합니다.
저번 글에서 저는 Universal Audio Console 어플리케이션의 워크 플로우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서 그 방식이 아날로그 콘솔과 굉장히 흡사하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UAD Console은 아날로그 콘솔 워크플로우에 기반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마인드셋과 방식이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이해한다면 아날로그/디지털 콘솔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모든 아날로그 콘솔이 다양한 워크플로우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콘솔의 구성에 따라선 인라인 (inline) 콘솔 모드만 되는 경우도 있고, 스플릿 콘솔만 (split console)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명한 Neve 콘솔의 경우 88RS 나 Genesys 그리고 BCM 같은 경우는 설계 자체가 콘솔 형식이지만 대부분의 니브는 모듈화의 커스톰 콘솔이기 때문에 스플릿 콘솔 모드만을 제공하기도 하죠.
제가 많은 시간을 보냈던 토론토의 Revolution Recording 스튜디오의 경우도 커스톰 Neve 디자인에 페이더는 그 유명한 ^^; GML 페이더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조지 메쎈버그 교수님의 발이 닿지 않은 곳은 어디인지..). 이 콘솔은 Split 콘솔 모드만을 지원하죠.
제가 지금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리고 제일 많은 시간을 함께한 콘솔은 SSL Duality 콘솔 입니다. SSL의 가장 상위 기종이며 아날로그/디지털 하이브리드 믹서답게 아주 다양한 모드를 제공합니다.
콘솔 미터의 콘솔 세팅 화면을 보면서 저번 시간에 이야기 했던 여러가지 레코딩 모드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SSL Duality 는 수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저가 원하는 방향으로 콘솔을 커스톰하게 사용할 수 있죠. 하지만 이제 3년 넘게 이 콘솔을 사용하고 있는 저는 이 콘솔은 인라인 (in-line) 콘솔일 때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인라인 콘솔은 쉽게 생각하면 소리가 채널 1로 들어와서 1로 다시 빠져나오는 것을 뜻합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채널 설정에 두가지 시그널 패스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이크가 콘솔로 들어와서
CHAN -> INPUT -> CH OP 로 통하여 컨버터로 들어간 뒤, 다시 그 채널로 돌아와서 (MON – LINE) 인서트, 다이나믹 (컴프레서), 이큐, 필터를 통한 뒤 페이더로 돌아오게 됩니다. 즉 이 셋업에서는 소리가 마이크 프리앰프만을 거친 뒤 바로 컨버터로 들어간 뒤, 다시 그 채널로 돌아와서 모니터 레벨을 페이더로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컨버터로 들어가는 신호는 마이크 프리앰프와 마이크 프리앰프의 아웃풋으로만 조정을 하며, 페이더는 모니터용도이기 때문에 녹음되는 소리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이 셋업에서는 Insert 에 적용한 모든 외장 하드웨어, 콘솔의 컴프레서/게이트 이큐 그리고 필터 모두 “모니터링” 용도로만 사용이 됩니다.
즉 Universal Audio Console 어플리케이션에서 각 체널별로, 혹은 모든 채널을 [UAD MON] 버튼을 통하여 “모니터링” 용도로만 Insert 를 사용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셋업입니다. 위의 첫 셋업과 같지만 INS – DYN – EQ – FLTR 가 채널 인풋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즉 이 셋업은 해당 채널의 모든 인서트, 컴프레서 이큐 필터등이 단순한 모니터링 용도가 아닌 레코딩이 되는 모드 입니다.
UAD Console 어플리케이션에서도 UAD REC 버튼을 통하여 모든 프로세싱이 단순한 모니터링이 아닌 녹음이 되도록 셋업을 할 수 있습니다.
자 여기서 잠시, 아날로그 콘솔과 UAD Console. 레이턴시는 존재할까요?
네 존재합니다. 아날로그 콘솔의 경우 위의 두 가지 모드에서 저의 모니터링 패스는 시그널이 들어온뒤, 콘솔을 거쳐서 그 소리가 컨버터를 통하여 프로툴스로 들어간 뒤, 다시 컨버터를 거쳐서 나와서 콘솔로 돌아온 신호를 모니터링을 하고 있기 때문에, AD/DA 컨버팅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프로세싱 시간이 걸립니다. 즉 아날로그 셋업에서도 컨버터가 가지고 있는 자체의 딜레이가 생기는 것이죠. 이것은 컨버터마다 다르나, 저희 스튜디오의 경우 Sampling Rate 에 따라 1~2ms 정도의 레이턴시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Aviom 시스템을 사용해서 모니터링을 구축했으니, Aviom 의 레이턴시까지 합친다면 많게는 3~4ms 의 레이턴시가 존재할 수 있겠죠.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마이크 프리앰프의 direct output 을 아날로그 신호로 뽑아 디지털 믹서인 Aviom을 사용하지 않고 아날로그 믹서로 내보내어 완벽한 아날로그 모니터링 신호 패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티스트의 요구에 따라 이런 셋업을 하기도 했었죠)
UAD Console 의 경우 DAW을 통하지 않은 하드웨어 모니터링을 한다 하더라도, 인서트를 이용하여, 혹은 유니즌 프리앰프를 이용하여 녹음할 시에는 완벽한 아날로그 모니터링 패스가 아니기 때문에 AD/DA 컨버팅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UA 에서는 1ms 의 레이턴시가 존재한다고 하고 있죠. 실측을 해보진 않았으나 1~2ms 정도의 레이턴시가 존재합니다.
아날로그 콘솔 vs UAD Console 모두 레이턴시가 존재하는 것이죠.
자 이제는 Split Console 모드 입니다. 이 셋업에서는 프리앰프 후에 모든 아날로그 프로세싱이 녹음이 되며, 콘솔의 페이더의 움직임과 상관 없이 컨버터를 통하여 녹음이 되고, 페이더는 아무 역활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다시 소리가 해당 채널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죠. 그 전 두 모드의 경우 소리가 다시 해당 채널로 돌아와서 발란스를 페이더로 하기 때문에, 프로툴스의 페이더는 모두 0dB 에 가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이 모드의 경우, 트랙 레벨 발란스를 프로툴스에서 하고 그 아웃풋을 내가 원하는 채널로 지정해서 내보내야겠죠. 아날로그 콘솔의 원하는 페이더, 예를 들면 25-26 으로 두 채널만 내보낼 수도 있으며, 콘솔을 아예 통하지 않고 모니터로 바로 꼽을 수도 있습니다.
자, 이런 부분들이 UAD Console 어플리케이션에서 구현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인라인 콘솔처럼 모니터 발란스 믹스를 UAD Console 에서 한다면 DAW 는 [low latency monitoring] 혹은 녹음되는 DAW의 채널을 뮤트해서 더블링이 들리지 않게 셋업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프로툴스를 통하여 발란스를 잡고 싶다면, UAD Console 에서의 채널을 뮤트해야겠죠. 또한 DAW의 소리를 콘솔의 모니터 아웃으로 바로 내보낼 수도 있으며, Virtual Channel 을 통하여 Split Console 모드처럼 다시 콘솔로 내보낼 수도 있습니다.
이제 왜 Universal Audio 의 Console 어플리케이션이 콘솔 이라고 불리는지 감이 오시나요? 지금까지의 모든 아날로그의 콘솔 모드를 UAD 에서 구현을 할 수 있는 것 입니다.
위 셋업은 바로 전 셋업과 굉장히 비슷하지만, 이제는 채널 아웃풋이 페이더 후에 가있습니다. 즉 이제는 페이더가 DAW 로 녹음이 되는 레벨에 관여를 하게 되는 것이죠. 페이더를 가지고 게인을 컨트롤 하는 용도 혹은 다이나믹이나 이큐 계열의 아웃풋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용도입니다.
왜 굳이 페이더까지 사용해서 컨버터로 들어가는 신호의 레벨을 컨트롤 해야하나? 라는 질문을 한다면 그 이유는 바로 대부분의 콘솔에 있는 컴프레서들은 오토게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토게인은 절대 완벽하지 않으며 SSL 만이 아닌 API 콘솔의 경우도 오토게인에 의해서 아웃풋이 찌그러질 수 있습니다. API Vision 콘솔의 경우 그것을 대비한 메인 페이더 전에 작은 2nd fader 가 존재합니다만, SSL Duality는 그것이 존재하지 않죠. 그래서 메인 페이더로 게인을 조정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입력되는 게인을 실제로 Riding 해서 차후에 믹스를 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모든 페이더를 0dB에 놓고 믹스를 시작해도 발란스가 만들어져 있는 믹스를 하길 선호하는 엔지니어들은 이런 Post Fader 게인 라이딩을 좋아합니다.
불행하게도 이 레코딩 테크닉은 이제 전세계에서 몇 군대의 스튜디오를 제외하곤 굉장히 위험한 방식의 녹음입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녹음을 한다면 콘솔의 상태가 굉장히 좋아야 하는데, 그런 수준급의 상태를 유지할만큼의 테크니션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스튜디오는 몇 군데 되지 않기 때문이죠.
바로 위에 설명한 워크 플로우도 UAD Console 에서 가능합니다. 유니즌 프리앰프로 채널 스트립을 사용하면 해당 채널의 이펙팅은 모두 녹음이 되며 모든 프로세싱 다음에 있는 페이더는 DAW로 녹음이되는 레벨에 관여를 하기 때문이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만약에 UAD가 이런 유니즌 프리앰프의 페이더, 혹은 Console 어플리케이션의 페이더를 컨트롤할 수 있는 컨트롤러 혹은 컨트롤 프로토콜을 만든다면 엄청난 대박을 칠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개발하고 있을지도..]
왜냐하면 실제 아날로그 콘솔의 워크 플로우를 100퍼센트 구현하고 있지만, 실제 페이더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아날로그 콘솔을 대체할 수가 없기 현재는 없기 때문이죠. 실제 하드웨어 페이더 없이 마우스로만 16채널 이상의 발란스 믹스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것을 시도했을 때 저의 입에선 수많은 욕들이 울려퍼졌었죠]
자 이렇게 Universal Audio 의 Console 어플리케이션과 실제 아날로그 콘솔의 작업 방식과 모드, 워크 플로우를 비교해보았습니다.
이제 왜 UAD Console 이 콘솔이라 불리는지 조금 더 알게 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어떤 아날로그 콘솔 모드를 사용하던, 꼭 몇군데 불편한 점들이 생기곤 합니다. 이것은 UAD Console 에서도, 또 다른 어떤 플랫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워크 플로우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것에 가장 최적화된 녹음/믹스 방식을 찾는 것 입니다. 그래서 이런 기술적인 것들이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방해 요소, 걸림돌이 되지 않게 되도록 말이죠.
음향을 이해하고 기술적인 부분들을 공부하고 이해하는 과정도 중요합니다만 빨간 불이 들어왔을 때, 아티스트의 눈 앞에는 기술이 보이면 안됩니다. 음악만 보여야 하죠.
마지막 말이 참 와닿습니다.
마지막 문장 진짜 좋네요.
한가지 궁금한점이 있어서 글 남깁니다.
인라인 콘솔을 설명하시면서 예로든 SSL Duality에서 아래와 같이 설명하신 부분
‘CHAN -> INPUT -> CH OP 로 통하여 컨버터로 들어간 뒤, 다시 그 채널로 돌아와서 (MON – LINE) 인서트, 다이나믹 (컴프레서), 이큐, 필터를 통한 뒤 페이더로 돌아오게 됩니다. 즉 이 셋업에서는 소리가 마이크 프리앰프만을 거친 뒤 바로 컨버터로 들어간 뒤, 다시 그 채널로 돌아와서 모니터 레벨을 페이더로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컨버터로 들어가는 신호는 마이크 프리앰프와 마이크 프리앰프의 아웃풋으로만 조정을 하며, 페이더는 모니터용도이기 때문에 녹음되는 소리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이 셋업에서는 Insert 에 적용한 모든 외장 하드웨어, 콘솔의 컴프레서/게이트 이큐 그리고 필터 모두 “모니터링” 용도로만 사용이 됩니다.’
이 부분을 UAD 콘솔로 구현시에 설명해주신것 과 같이 UAD MON을 눌러 전채널을 셋팅시 녹음된 사운드에 영향을 주지 않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한데요.
이때 인라인콘솔들은 녹음된 것을 플레이백 할때 모니터링 하고 있는 채널로 녹음된 채널이 그대로 들어와서 녹음때 모니터링 상황이 그대로 재현이 되는데요
UAD의 경우에는 이 부분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인가요?
DAW를 순수 테잎레코더와 같이 사용하며 펀치인아웃 녹음이 UAD 콘솔로 구현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저는 DAW로 큐베10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다이렉트 모니터링을 완벽하게 지원하며 DAW와 인터페이스 콘솔이 통합된 UR824나 AXR4T같은 기종의 경우도 사실 별도로 제공해주는 전용 플러그인(?)안에서만 이렇게 구현이 되고
아날로그 콘솔+TAPE 머신내지, 완전히 DAW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면 결국 고사양컴+버퍼32이나 그 이하의 초저레이턴시가 지원되는 인터페이스 조합에서 낮은 버퍼 셋팅으 즉 네이티브 셋팅으로만 구현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조언말씀 부탁드립니다.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