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몇 년 사이 정말 많은 플러그인들이 새로 나오고 있고 하나하나가 다 너무나 강력한 플러그인들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여 많은 사람들의 지름신을 부르고 있죠. 사용법도 그리 어렵지 않아 정말 누구나 쉽게 작곡/믹싱을 하게 끔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볼까요?
매우 쉽게 게임 음악이나 영화 OST에 어울릴 만한 스트링 사운드를 만들어주는 Action Strings
http://www.native-instruments.com/en/products/komplete/orchestral-cinematic/action-strings/
기타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기타 가상 악기 GD-6
http://acousticsamples.net/gd6
피아노를 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EZ-KEYS. 각종 스타일에 음악에 어울리는 각종 피아노 주법을 대신 연주해주는 가상 악기.
http://www.toontrack.com/products.asp?item=125
아주 손쉽게 가지고 있는 트랙들을 믹싱까지 해주는 믹싱 솔류션 EZ-MIX 2
http://www.toontrack.com/products.asp?item=135
“이 플러그인 하나면 보컬 믹싱은 끝입니다” 라고 말하는 Izotope 의 Nector.
http://www.izotope.com/products/audio/nectar/
조용필 님의 19집 믹스를 맡기도 했던 전세계 최고의 믹싱 엔지니어 중 한 명인 Tony Maserati. 그의 믹싱 노하우를 플러그인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Waves 사의 마세라티 플러그인.
등등. . . 어떻게 보면 참 음악하기 쉬운 세상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예전에 이런 글을 보게 된 적이 있습니다.
“이런 플러그인들 때문에 아무나 음악 한다고 나대면 우리 프로 작곡가들이 설 곳이 없어져서 짜증난다”
그리고 저 글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댓글이 달리면서 열띤 토론을 펼쳤죠.
저의 생각은 저 글을 쓴 이와 조금 다릅니다.
얼마전에 프로 사진 작가의 촬영을 보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사용하는 카메라는 그렇게 비싸 보이지 않은 캐논 DSLR 이였습니다.
그 분이 대충대충 각 잡고 사진을 찍으시는 걸 보며, 저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에이.. 나보다 쓰는 렌즈만 더 좋을 뿐 솔직히 나랑 얼마나 다르겠어..”
그 후에 결과물을 보고나서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 완벽한 각도와 조명 그리고 포커스 와 입체감.. 아 역시 프로구나 라는 생각이 확 들더군요.
그분과 촬영이 끝나고 자판기 커피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 할 기회가 생겨서 물어보았습니다.
“기사님은 요즘처럼 보급형 DSLR이 많은 세상에 혹 일감이 준다 거나 아무나 사진 찍는다고 들이대서 걱정되거나 하지 않으세요?”
기사님이 말씀하시길. .
“글쎄요? 제가 10년 넘게 사진 찍고 먹고살고 있는데 찾아주는 고객의 수가 딱히 더 줄었다 거나 하지는 않는것 같아요. 오히려 사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아마추어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 아예 믿을 수 있게 고액을 페이하고 프로 기사를 찾는 분들이 더 많아진 것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음악 시장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적은 예산으로도 웬만한 홈 스튜디오를 차릴 수 있는 요즈음, 홈 레코딩, 홈 작곡가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위에 이야기한 대로 쉽게 음악을 접하게 할 수 있는 수많은 작곡 프로그램과 플러그인 들도 한 몫을 하고 있죠. 그 말은 즉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 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또 그만큼 많은 음악들이 쏟아져 나온다는 건 기존의 음악가들의 시장이 줄어들고 경쟁자들이 많아진 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의 귀도 넓어진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개나 소나 음악한다고 깝치네” 가 아니라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더 좋아하고 더 관심 있어 하네” 로 받아들이는 것이죠.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걱정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었습니다.
활자 기술이 좋아져 책들이 대량으로 생산될 때 “이제 책들이 대량보급 되니 지식인들은 모두 죽겠구나” 하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죠.
노트북이나 PC (Personal Computer)가 보급화가 되면서 기존의 글을 쓰는 사람들이 “아 이제 아무나 글을 쓸 수 있으니 이제 시장은 엉망진창이 되고 ‘진정한’ 작가들은 죽겠구나” 했지만 오히려 더 좋은 글들이 세상에 나오게 되면서 문학 계는 발전했죠.
이젠 음악계가 걱정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저가 음악 장비들/소프트웨어들 그리고 몇번의 클릭으로 아예 작곡을 해주는 기술들 까지.
하지만 기술은 어디까지나 도구 입니다. 그 도구를 가지고 어떤 결과물을 뽑아내는 가는 개인의 몫이죠. 저는 이런 기술의 발전이 너무나 좋습니다. 우려할 부분이 아니라 오히려 반겨야 할 부분이 아닐까요?
글쎄요, 그만큼 크랙을 쓰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좋은 음악이 많아질까요?
크랙을 쓰는 사람들은 분명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정품을 쓰는 사용자들도 많이 있죠.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회사들이 만들어지고 제품들이 나오고 있을테니까요.
분명한 건 그 수요는 증가하고 있고 그많금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 이겠죠. 좋은 음악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나 분명 다양한 음악이 창조될 수 있는 공간이
쉽게 형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부분은 바로 그 부분입니다.
진지하게 음악을 하려는 사람들이 쉽게 음악을 접하게 될 수 있는 도구들이 지금처럼 많이 형성이 되어 있는 시대는 없었으니까요.
공감하고갑니다. 좋은글이네요.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이렇게 관점의 차이가 날 수 있다니…
크랙과 정품. 미미한 소리의 차이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직 배우는 입장이라 제 의견은 ‘모릅니다’입니다만;;ㅎㅎ) 운영자님께서 말한 것 처럼 저조차 관심은 많았지만 아예 엄두조차 내지 않았던 믹싱의 부분에서 운영자님 덕분에 많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플러그인으로 덕지덕지 한다고 해서 좋은 소리는 나지 않겟죠…. ‘연륜’과 ‘디테일’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야죠^^ㅎ
쉽게 믹스를 하게 해주는 도구들은 많이 생기고 있지만
역시 이론과 활용법을 제대로 공부하고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
좀 더 나은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많은 도구들은 쉽게 사운드를 만들어 주기는 하지만
디테일한 사운드와 좀 더 완성도가 높은 사운드는 쉽게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죠 🙂
참 공감이 되는 글입니다. 저도 사진과 같이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좋은 기기의 보급으로 아마추어들의 결과물들이 프로와 별반 차이 안나는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프로와 아마추어의 그 작은 gap, 아마추어들이 절대 넘을 수 없는 그런 작은 차이가 프로들의 실력을 빛나게 하고 필요로 하게 해줄 것이고 이것은 음악에도 적용될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