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스튜디오에서 가장 중요한것이 무엇일까요?

녹음을 위주로 한다면 저는 마이크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프리앰프, 컨버터, 콘솔 등등 다른 중요한 요소들도 많이 있지만 소리를 담기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이크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작곡가나 프로듀서, 믹스 엔지니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컴퓨터를 통해서 나오는 소리의 최종점이자 전기 신호를 어쿠스틱 에너지로 바꾸어 주는 시그널 체인의 가장 마지막에 있는 스피커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엔 참 많은 스피커들이 존재하고 브랜드도 종류도 참 다양합니다. 과연 나에게 맞는 스피커는 무엇이고 스피커를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요?

이 질문엔 정답이 없고 또 최종적으로 우리에겐 ‘취향’ 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교과서 적인 답변은 드릴 수 없겠지만, 그래도 저의 개인적인 스피커 선택의 기준을 공유하고 또 그런 기준을 통하여 제가 가장 최근에 구매한 스피커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꾸려나가 보려고 합니다.

시작 

나의 스피커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생각을 해보면 아마 이런 스피커로 시작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아주 오래전 컴퓨터를 사면 딸려오는 그런 스피커 말이죠 ^.^; 이런 스피커들의 역활은 당연히 컴퓨터에서 나는 소리를 우리가 들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단순히 소리가 나는 이런 제품들은 스피커라고 하지만 우리의 작업물을 듣기 위한 좀 더 프로페셔널한 제품들은 모니터링을 위한 모니터 스피커라고 말하곤 하는 것 같습니다.

모니터 스피커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이 수많은 스피커들처럼 말이죠.

자 그러면 모니터 스피커를 구매하기 위해 참고해야 할 몇가지 사항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Active vs Passive 

모니터 스피커는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Powered-Speaker 라기도 하는 엑티브 스피커 그리고 스피커 자체에는 파워가 들어있지 않고 별도의 앰프를 사용하는 패시브 스피커이죠.

우리가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종류는 Active 스피커 입니다. 파워서킷이 스피커 케비넷 안에 들어 있으며 전원부도 스피커 안에 들어있죠. 별도의 외장형 앰프를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스피커와 앰프의 매칭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패시브형 스피커보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스튜디오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야마하 NS-10M은 패시브 스피커 입니다.

패시브이기 때문에 앰프를 따로 사용해야 하지만 어떤 이들은 스피커와 앰프의 매칭을 통해서 다양한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손들어 패시브 형 스피커를 쫓기도 합니다. 또한 이미 좋은 앰프가 있으신 분들은 스피커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스피커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앰프의 선택에 대한 고심의 불편함 때문에 패시브형 스피커를 선호하지 않았는데, 암피온 스피커처럼 패시브형 스피커지만 자체적으로 생산한 자신들의 스피커에 특화된 앰프를 함께 한 시스템으로 파는 제품을 들어보곤 생각이 많이 바뀌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스피커 안에 있는 앰프 섹션을 밖으로 꺼낸 것과 안에 있는것의 차이만 생기기 때문이죠.

또 개인적으론 암피온 스피커의 소리가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패시브 스피커들에 대한 선입견을 무너뜨리기 충분했죠.

인치수 그리고 룸 사이즈

스피커를 구매할 때 음악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몇인치 스피커를 구매해야 하나요?” 인 것 같습니다. 스피커의 사이즈는 그 스피커가 내어줄 수 있는 저역대 (우퍼 인치수에 비례하여) 그리고 파워 (watt) 에서 큰 차이를 보여줍니다.

우퍼 인치수는 일반적으로 4, 5, 6, 7, 8, 10인치 처럼 다양한 사이즈가 존재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발란스를 내어주기 위해선 5인치 우퍼 사이즈 스피커부터 시작을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무조건 인치수가 크다고 스피커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가정의 방 사이즈를 고려했을 때 사실 가장 적당한 사이즈는 5인치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프로젝트 스튜디오나 컨트롤 룸 처럼 공간이 좀 더 큰 공간을 채우기 위해선 7~8인치 정도 되는 사이즈가 (파워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적당하기도 하지만요.

제가 일했던 모든 스튜디오의 니어필드 스피커는 5인치 제품들이였으며, 저의 홈 스튜디오 믹스룸에서도 저는 5인치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은 공간에서 과도하게 큰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저역대의 컨트롤이 아주 어려워지며 오히려 올바른 모니터링을 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아주 중요한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었네요 그것은 바로 “룸” 입니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스피커를 구매한다 한들, 그 스피커가 들어갈 룸, 공간이 좋지 않으면 스피커의 성능은 무용지물이 되어 버립니다.

제가 들었던 스피커들 중 가장 안 좋았던 스피커를 꼽아보라면 JBL M2 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한조가 무려 2천만원이 넘는 스피커인데 어떻게 안 좋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그 스피커가 있었던 공간이 이 스피커 시스템과 너무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고역대는 너무 과하게 강했으며, 큰 인치수의 비례하여 저역대는 오히려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룸 어쿠스틱이 좋지 않은 공간이였기 때문에 스피커의 10프로도 성능을 발휘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흥미로운 발견은 오히려 그 룸에선 JBL 5 인치 스피커가 니어필드로 사용했을 때 더 좋은 성능을 발휘했었습니다. 같은 브랜드의 가격차이가 50배나 나는데도 말이죠. 이 일화는 JBL M2 스피커를 안 좋게 평가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룸 어쿠스틱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이죠. JBL M2 에 맞는 공간에 M2를 설치했다면, 이 스피커에 대한 저의 평가는 아주 달랐었을 것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스피커에 대한 자문을 다른 유저들에게 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한 유저가 한 공간에서 듣는 스피커의 소리가 그 스피커의 소리 + 그 유저의 공간의 합산이란 것을 가만해야 하기 때문이죠. 또한 어느 스튜디오에 가서 어떤 스피커를 들으니 소리가 너무 좋아서 막상 구매를 하고 자신의 룸에 설치를 하니 소리가 굉장히 좋지 않는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굉장히 좋은 스피커인데 좋은 룸 어쿠스틱에서 더욱 더 빛을 내주다가, 룸 어쿠스틱이 너무나도 다른 나의 공간에선 소리가 다르게 표현될 수 있으니까요.

자신의 공간에 스피커를 설치하기 전까진 그 스피커의 퍼포먼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죠.

저의 유투브 채널에서 항상 “나의 꿈의 스피커” 라고 종종 이야기했던  ATC SCM25a 스피커도 제일 처음 들었던 스튜디오에서는 소리가 너무 좋지 않아서 “이렇게 저역대가 붕붕대고 무겁기만 한 스피커가 왜 이렇게 비싸지?” 라고 평가를 내렸는데 다른 스튜디에서 듣자마자 “이렇게 저역대를 정확하게 표현해 주는 스피커를 들어본적이 있었나!?” 라고 감탄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처음 청음했던 스튜디오의 룸 어쿠스틱이 저역대를 +18db (네 정말로) 나 부스트를 하는 아주 좋지 않은 공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는걸 알게 되었죠.

그러나 현재 제가 일을 하는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마스터링 용으로 사용하고 있을 만큼 ATC SCM25a 를 좋아하지만, 제가 금전적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저의 홈 스튜디오에는 들여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그 사이즈와 역활이 저의 작은 공간엔 어울리지 않을걸 알기 때문이죠.

물론 스피커의 성향이라는 것은 당연히 존재합니다. 스피커에 따라 저역대가 강한 스피커도 있고, 고역대가 강한 스피커도 있고, 중역대가 별로인 스피커, 전체적 발란스가 별로인 스피커 혹은 좋은 스피커 등등. 그런 기본적인 성향에 대한 자문을 다른 유저들에게 구하는 것은 당연히 나쁜 것은 아니나 한 두사람의 의견 보다는 많은 유저들의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얻을 수 있다면 아주 좋겠죠. 또한 어떤 스피커들은 신기하게도 좋지 않은 룸 어쿠스틱에서도 그 치고나가는 능력으로 좋은 발란스를 (대신 조금 크게 들어야 하겠지만요) 만들어 주는 스피커들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룸 어쿠스틱은 스튜디오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저도 저의 홈 믹스룸을 꾸밀 때, 직접 제작한 베이스 트랩들, 미네랄 울 어쿠스틱 패널들 그리고 한국에 있을 때 사운드트리에서 구매한 어쿠스틱 패널들로 저의 룸 사운드를 측정해 가며 배치를 하였습니다. 처음 이곳에 이사올 때 사용하던 Neumann KH-120 스피커의 성향에 맞춰서 배치를 하며 스피커와 룸을 같이 만들어 간 것이죠.

제가 있는 캐나다에서는 스튜디오를 시공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스튜디오 룸 어쿠스틱만을 담당하는 Room Acoustician 을 고용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들이 가장 먼저 물어보는 질문은 “무슨 스피커를 메인 스피커로 들일 것이냐?” 그리고 나서 “어떤 콘솔을 사용할 것이냐?” 를 물어보죠. 스피커에 맞춰서 룸을 디자인하면서 크고 움직일 수 없는 커다란 반사판인 콘솔도 계산에 넣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 정리를 해보자면,

스피커만큼 중요한 것이 룸 어쿠스틱

자신에 공간에 맞는 스피커의 인치수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 첫걸음

스피커의 성향을 알기 위해선 다양한 스피커를 같은 공간에 배치하고 있는 청음실에서 직접 청취를 하거나 많은 유저들의 종합적 의견을 수렴

전달력

“모니터 스피커” 란 나의 음색들, 음악들을 최종적으로 모니터 즉 점검하는 과정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의 스튜디오에서 나의 스피커들에서 들리기에 아주 좋게 믹스를 하고 나서 친구집이나 다른 스튜디오에가서, 혹은 자동차나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었을 때 소리가 너무나 다른 경험을 한번쯤은 다들 해보셨을 겁니다. 이것은 나의 사운드가 나의 시스템에서 다른 시스템으로 전달이 (translate)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하면 나의 시스템에서 들리는 사운드가 다른 시스템으로 가서도 전달이 잘 될 수 있을까요?

식상한 대답일 수도 있으나 정답은 “적응”과 “경험” 입니다.

아무리 좋은 스피커를 사고 좋은 룸 어쿠스틱을 만들어도 100% 완벽한 소리의 공간은 만들 수 없습니다. 즉 어느 공간이던 “적응” 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자면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만든 사운드가 다른 곳에 가서 들어보면 어딜 가든 저역대가 너무 많이 들린다면, 나의 공간에는 저역대가 부족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운드를 만들때 필요 이상으로 저역대를 올린 탓에, 다른 공간에서 들어보면 저역대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처럼 들리는것이죠. 그렇다면 다음부터는 사실 자신의 스튜디오에서는 저역대가 조금 적게 느껴지게끔 만들면 다른 곳에선 적당한 저역대를 내어줄 수 있는 사운드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Mo-Town 음악이 미국을 지배했을 때는 모든 스튜디오에 AM 라디오 트렌스미터가 있었다고 하죠, 대부분의 청취자들이 자동차에서 음악을 들었기 때문에 스튜디오에서 음악을 만들고 꼭 자동차 라디오를 통하여 모니터링 (점검) 을 해야 했기 때문 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도 최종 믹스를 항상 애플의 이어팟으로 들어보곤 합니다.  또 같은 이유로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 컴퓨터 스피커나 Aurotone 같은 좋지 않은 스피커를 구비해 두고 한번씩 들어보며 점검하기도 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자신의 스튜디오의 사운드를 100프로 믿을 수 있다면, 다른 레퍼런스가 필요 없이도 어느 정도 자신의 사운드에 걱정보단 자신감을 가지게 될 수 있습니다.

저의 예로 예전에는 Focal CMS50 이라는 모델의 스피커를 사용했었습니다. 다만 믹스를 할 때 조금 심심한 감이 있었죠. 하지만 많은 대중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에서 들었을 때는 상당히 재미있는 사운드로 결과물이 나오곤 했습니다. 즉 만약에 나의 포칼 시스템에서 정말 재미있는 사운드를 만든다면, 이미 재미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는 시스템에선 훨씬 재미있는 사운드가 만들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죠. 그렇기 때문에 사운드가 조금 심심해도 결과물은 심심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작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작업을 하다보니, 내가 음악 작업을 할 때 너무 심심한 느낌이 들어서 스스로 질려버리곤 해서 조금 더 재미있는 성향의 스피커를 찾게 되고 그래서 Neumann KH120a 로 스피커를 교체하였습니다. 포컬 스피커 보다는 훨씬 Transient 반응에 빠르고 미드 레인지의 질감과 고역대의 자극적인 성향이 어떻게 보면 대중들이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 특히 에어팟의 자극적인 부분과 많은 부분 일치하게 되니 점점 더 다른 레퍼런스가 필요 없이 나의 홈 스튜디오의 스피커만 가지고도 믿을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게 되었죠.

그렇지만 새로운 스피커에 대한 갈망

익숙함이란 쉽게 바꾸기 어려운 것임이 분명합니다. 한가지 시스템에 익숙해지면 쉽게 다른 시스템으로 바꾸지 못하고 그래서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Yamaha NS10M 이라는 개인적으론 좋은 스피커라고 생각하지 않는 스피커를 몇십년 째 사용을 하고 또 그런 유저들을 따라 새로 시작하시는 분들도 그 모델로 시작하곤 하기도 하죠. 그러나 그것은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나의 공간에서 두 대의 스피커로 나오는 소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면 그것을 바꿀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아니, 어쩌면 바꾸지 않는 것이 맞을 수도 있죠.

하지만 음향인이라면.. 새로운 스피커 그리고 새로운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것도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_^;;

그렇게 또 다른 재미있는 스피커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라는 고민을 가지고 있던 차에 올해 여름 한국에서 제가 세미나를 하게 되면서 재미있는 스피커와 만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암피온 (Amphion) 스피커 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수많은 스튜디오에서 널리 사용할 만큼 인기가 많은 제품이지만 제가 있는 캐나다는 아무래도 미국이나 아시아보단 조금 늦게 신제품들이 전파가 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청취해 볼 기회가 없었는데 한국 세미나에 큰 도움을 준 레코드 팩토리와 기어라운지의 세미나 협찬으로 암피온을 들어본 순간 굉장히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세미나 때는 강의에 집중을 해서 놓친 부분들이 많이 있어서 후에 따로 데모룸에 가서 암피온 스피커를 들어보곤, 지금까지 제가 원했던 그리고 제가 찾고 있었던 스피커란 생각이 딱 들었습니다.

굉장히 재미있으면서 소리가 평탄하고 또 어느정도 하이파이 스피커의 성향이 있어서 전달력도 아주 좋은 느낌을 롹, 가요, 재즈 힙합 그리고 클래식등 모든 장르의 음악에 골고루 좋은 소리를 내 주어서 깜짝 놀라게 되었죠. 그리고 가격도 제가 항상 극찬한 ATC SCM25a 보다 저렴해서 바로 저의 구매 목록에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에 돌아와서 캐나다 암피온 딜러의 운영 실수로.. (캐나다는 장비를 사기 굉장히 어려운 나라입니다.. ㅠ_ㅠ) 스피커 입고가 늦어지는 동안 다른 스피커를 찾게 되고 그렇게 만난 스피커가 reProducer 입니다.

reProducer 

저는 지금 홈 스튜디오 에서는 reProducer 라는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암피온 스피커와 비슷한 성향의 스피커 그런데 조금 더 저렴한 제품 군들을 찾다가 알게 된 스피커이죠. 지금 이 포스팅을 하는 현재 이 스피커는 출시가 된 제품은 아닙니다.

United minorities (https://www.united-minorities.com) 라는 커스톰 스피커를 만드는 회사에서 대량 생산을 위해 스피커 제작을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엔지니어로 활동을 하며 알게된 마케팅 부서에 연락을 해보게 됩니다. 마침 내가 새로운 스피커를 찾고 있는데 일단 캐나다에 reProducer 제품이 들어올 지도 미지수고.. (음향의 볼모지..) 또 들어온다 하더라도 너무 기간이 오래 걸릴 것 같은데 공식 사이트에 주문을 넣어서 배송을 받아볼 수 있겠느냐 하고 바로 그 다음주에 배송을 받게 됩니다.

사실 제품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고 리뷰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United Minorities 라는 배경과 미리 받아볼 수 있었던 메뉴얼의 컨탠츠에 신뢰성을 얻어 주문을 하고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저의 홈 스튜디오에서는 5인치 이상은 불필요 하였고, 나름 룸 어쿠스틱을 적절하게 잡아 놓아서 제가 필요한 성향의 스피커만 들여오면 되는 공간에 reProducer 는 적당한 저음과 고음 그리고 미드 레인지의 하이파이적 성향은 제가 노이만 KH-120a 와 암피온 스피커에서 원했던 장점만을 가져온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가요, 클래식, 재즈, 포크, 롹,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업하기 때문에 하나의 장르에 특화가 된 스피커보단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골고루 잘 전달해 줄 수 있는 스피커가 필요했는데, reProducer는 저에게 꼭 맞는 제품이었습니다. 스피커 선택에 있어서 “자신에게 맞는 스피커”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특정 주파수에 과도한 부스트가 있는 스피커들을 좋아하지 않는데 어떤 유저들은 그런 특정한 스피커들의 성향을 좋아하곤 합니다. 저는 상대적으로 플랫한 스피커를 좋아하기 때문에 reProducer의 성향이 저와 잘 맞았던 것이죠.

일반적으로 5~6인치 스피커에서는 우퍼의 크기 때문에 저역대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스피커 캐비넷 자체를 울리는 cabinet resonator 혹은 저음을 스피커 앞 혹은 뒤로 Port 를 만들어서 포팅 레조넌스로 저음을 보강하거나 뒤의 벽을 이용하여 bass reflect 를 만들어 가상 저음을 만들어 내곤 하는데 이 제품은 5.25 인치보다 1인치 큰 6.25 인치 Passive Radiator 로 부족한 저역대를 보강해 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랫쪽에 passive radiator 를 달았기 때문에 스피커 스탠드와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알루미늄 Feet 를 일종의 스파이크 처럼 달아서 사용하게 끔 만들어져 있고 또 높이 조절이 되기 때문에 아주 디테일한 높낮이 조절이 가능합니다.

사실 어떤 테크닉이 더 좋느냐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기술을 사용하느냐보다 그 기술을 어떻게 접목 시켰느냐가 중요한 것이고 간단하지만 복잡한 스피커 기술은 그 마지막 디테일에서 판가름이 나는 것이죠. 트위터와 우퍼의 시간차에서 오는 오류의 최소화와 Cross-over 포인트의 선택과 필터 등 이미 기술은 나와 있으나 좋은 사운드를 만들어 주는 마지막 마감은 각자의 기술력 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제가 스피커를 선택할 때 cross-over 포인트가 어디에있는지, 주파수 응답률이 어떤지 임피던스가 어떤지 등등에 대한 technical description 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스펙차트보다 중요한건 최종적 사운드이기 때문이죠.

뒷면에는 rca 와 XLR 인풋, 하이 로우 트림 그리고 스탠바이 스위치가 있습니다. 다른 스피커들도 마찬가지지만 이 하이 로우 트림은 아주 쓰임새가 많습니다. 저역대와 고역대를 부족하거나 많을 때 어느정도 컨트롤 해줄 수 있는 장치가 있다는 것은 아주 유용하죠.

이 reProducer 스피커는 다른 스피커 회사들에서 볼 수 없었던 큰 보너스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아주 퀄러티 높은 케이스에 담겨져 왔다는 것 입니다.

사실 스피커를 들고 다른 곳을 다닐 일은 없지만 케이스 안에 정결하게 뉘어있는 스피커를 보니 기분이 아주 좋고 또 이 케이스를 다른 곳에 (?) 사용할 생각에 아주 큰 보너스를 얻었다는 좋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

 

 

몇 가지 팁

이렇게 저는 다양한 스피커들을 거쳐 저의 홈 스튜디오에는 위에 나열한 수많은 이유로 reProducer 로 정착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튜디오에서 많이 사용하는 스피커 설치 팁 몇가지를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스피커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책상 위에 스피커는 절대 놓으면 안되며 별도의 스피커 스탠드를 꼭 사용하여야 합니다.

스피커가 책상 위에 올라가게 되면 책상 자체와 함께 울리거나 부밍이 일어나고 또 별도의 스파이크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진동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별도의 스탠드에 올려서 나의 다른 가구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여 공진을 피해야 합니다. 또한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스피커 스탠드에 올려야지만 각 제조사가 말하는 그들의 스윗 스팟 (Sweet Spot) 에 스피커 위치를 둘 수 있습니다.

Sweet Spot 이란..? – 높이 

많은 제조사들이 특정 스피커의 높이나 위치를 그들의 스피커가 가장 좋은 소리를 내어주는 위치라고 정하고 메뉴얼에 명시하곤 합니다. 제가 선택한 reProducer 의 경우 그 위치를 그림을 통해 표현하였는데요,

위의 그림처럼 각도가 아래쪽에서 올라오면 안되며 3번째 그림처럼 비스듬하게 뉘어있는 디자인의 스피커를 앞으로 평탄하게 설치해도 안된다고 써있습니다. reProducer 스피커의 뒤로 뉘어있는 디자인은 트위터와 우퍼의 시간차 (Time Alignment) 를 계산하여 디자인한 제품이기 때문에 뉘어있는 형태로 사용했을 때 그 스피커의 Sweet Spot 을 들을 수 있는 것이죠. 또한 귀의 위치를 트위터와 우퍼 사이의 공간에 맞추라고 써있습니다.

이렇게 자세하게 Sweet Spot 에 대한 메뉴얼을 제작한 것이 초반에 메뉴얼만 보고도 스피커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라고 표현한 부분 입니다. 이렇게 별도로 이야기 하지 않은 제품들은 일반적으로 트위터를 귀 레벨에 맞추는 것이 일반적 입니다.

Sweet Spot 이란..? – Triangle

 

위의 Fig-04 도 reProducer 의 메뉴얼에서 발췌하였는데, 트라이앵글 포지션의 중요성에 대한 그래프 입니다. 스피커와 스피커의 사이 그리고나의 머리의 위치까지 정삼각형이 되면 될 수록 그 스피커의 스테레오 이미지가 제조사가 원한 것처럼 표현이 됩니다. 위의 그래프 상황에서 스피커와 스피커 사이의 간격을 멀면 스테레오 이미지가 넓어지고, 가까이 두면 스테레오 이미지가 좁아지겠죠. 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포지션은 정삼각형 입니다.

마치며 

열심히 글을 적다보니 생각보다 긴 글이 되었습니다. 스피커의 선택, 참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주제입니다. 프리랜서 엔지니어로서 다양한 스튜디오를 옮겨다니며 작업을 하는 저로썬 아주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스피커들을 들어볼 수 있는 귀가 즐거운 경험을 자주하게 되곤 합니다. 사실 몇인지 스피커냐, 어떤 베이스 포팅을 하고 있느냐, 어떤 모양이냐 등등.. 과연 크게 중요할까? 내가 듣고 좋으면 되는 것은 아닐까? 라고 결과를 지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 스피커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글 초반에 이야기한 것 처럼 나의 사운드가 표현이 되는 최종점이 스피커이기 때문에 음악 작업에서 스피커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고 좋은 스피커, 나에게 맞는 스피커는 자신의 작업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저의 현재 모니터 스피커 종착점은 reProducer 입니다. 지금까지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들었던 5인치 스피커 중에선 단연 으뜸인 제품이 reProducer 라고 생각 됩니다.

한글로 리뷰를 쓰면서 한국에 출시가 되지도 않은 .. 그리고 혹은 출시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제품을 이야기해서 송구하기도 하지만 제가 스피커를 선택할 때 눈여겨 보는 여러 요소들이 여러분들의 스피커 선택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저처럼 출시를 기다리지 못해 공식 사이트에 문의 하실 강한 욕구가 오시는 분들은.. (https://www.reproducer-audio.de/produkt/epic-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