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시리즈 런치 박스 포멧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인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 에서는 런치 박스 포멧이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되었고 발전되어 어떠한 제품들이 존재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작
Automated Processes Inc. (API) 회사는 1970년대 부터 모듈러 (Modular) 콘솔을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닌텐도 게임보이 기억나시나요? 게임이 안에 게임 팩을 넣어서 게임을 하고, 가끔 게임이 잘 안 실행되면 게임 팩과 게임보이의 꼽는 부분을 바람을 불어서 먼지를 제거하고 게임을 실행하곤 했었죠 ^_^;
이렇게 모듈러 형식의 게임보이 처럼, 모듈러 형식의 콘솔이란 하나의 큰 게임보이 콘솔이 있고, 그 안에 원하는 모듈을 꼽아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초창기의 API Chassis 와 모듈들은 자사의 제품들만 사용할 수 밖에 없었지만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API 는 런치 박스 모듈들을 사용할 수 있는 자사의 Lunch Box Chassis 의 스펙과 기술을 공개하면서 다른 회사들도 런치 박스 스펙에 맞게 자신들만의 모듈들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회사들이 런치 박스용 모듈들을 제작하기 시작하였고, 런치 박스 모듈들에 파워를 공급하는 Chassis 도 다양한 회사들이 다양한 스펙으로 스스로 만들어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음악 산업의 변화로 인하여 많은 스튜디오들이 문을 닫고, 수 많은 프로젝트 스튜디오와 홈 레코딩 스튜디오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큰 포멧의 콘솔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인기가 많이 시들어갔기 때문에 콘솔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사운드를 유저가 원하는대로 조합할 수 있는 500 시리즈 런치박스 포멧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프리엠프 뿐만 아니라 EQ, 컴프레서, 이펙터 등 아주 다양한 제품군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채널 스트립, 혹은 믹스 Rack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손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Chassis
모듈이 들어가는 Chassis 는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이 존재합니다. 2채널, 3채널, 4채널, 5채널 8채널, 10채널 등등.. Raidal, Lindell Audio, API, Heritage, BAE, Rubert Neve, Midas, Chameleon Labs, Wes Audio, Purple Audio, Fredenstein 등등.. Chassis 를 제작하는 회사들의 숫자만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많아졌죠.
Chassis의 선택은 자신에게 필요한 모듈의 숫자 디자인 그리고 Power 를 보고 구매하게 됩니다. 500 시리즈 모듈들은 가격이 Rack 장비들에 비해서는 저렴하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간단하게 한 두개의 프리엠프 혹은 컴프레서 등만을 구매할 예정이라면 2~4 채널을 담을 수 있는 Chassis 를 사는것이 6개나 8개 혹은 10개 슬랏을 구매하는 것보다 일반적으로 저렴합니다. 또한 덩치가 커지기 때문에 책상 위에 놓고 사용할 용도이거나 할 시에는 굳이 많은 슬랏의 Chassis 가 필요 없겠죠. 어떠한 유닛들은 2개의 슬랏을 사용하기도 하니, 자신이 원하는 모듈들을 미리 생각해 두고 Chassis 를 구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입니다.
Power
API 에서 처음 포터블 Chassis 를 만들고 다양한 회사에서 모듈들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 한 가지 문제가 생긴적이 있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다양한 모듈들의 파워 스펙과 런치 박스의 스펙이 맞질 않아 퍼포먼스의 문제가 생겼던 것이죠. 심지어 작동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사실 지금은 모든 Chassis 메이커와 모듈 메이커들이 스탠다드화 된 스펙에 맞춰서 장비들을 만들 고 있기 때문에 파워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위의 Great Rive MP-500NV 같은 모듈들은 파워가 많이 필요한 유닛이기 때문에 애초에 2개의 슬랏을 사용하도록 제작이 되어 있습니다. 사실 Great River 의 경우 단순히 파워 문제 때문이라기 보다는 아주 큰 트랜스포머가 들어있기 때문에 하나의 슬랏용 유닛으로는 프리엠프를 디자인하기 어려웠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Chassis 의 스펙을 보면 다음과 같은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Lindell Audio
- 400mA of power per slot
API 500-6B
- 6 Slots with 250 mA of current per slot
Radial Cube 500
- Provides up to 500 milliamps of shared current
BAE 3LB
- +/- 16 VDC 1.6A (0.8A/per Rail)
Wes Audio Titan NG500
- ±16V DC 5.0A
사실 이 스펙을 보면 정보가 조금 헷갈릴 수 있습니다. 한 슬랏의 최대 파워가 몇인지 표기하는 제품도 있고 아닌 제품도 있으며, Shared 라고 하여 하나의 파워를 모든 모듈들이 공유한다고 하고 하나의 파워만 표기하는 제품들도 있습니다.
어쨋든 이렇게라도 모든 Chassis 들이 대부분 어떤 방식으로든 파워에 대한 정보를 표기하는 반면, 아쉽게도 모듈들은 파워를 얼마만큼 잡아먹는지 대부분 표기하지 않습니다.
모듈들의 제품 상세정보에서 발췌한 모듈 파워 정보를 봐보도록 하겠습니다.
AML EZ1073-500
- Total current consumption 110mA (per unit)
Heritage Audio HA73jr
- Power consumption: 88 mA per rail @+-16VDC
Grace Design m501
- POWER CONSUMPTION
Current required from +16V and -16V power supplies : 120mA Max
이렇게 표기를 하는 몇가지 제품들을 살펴보면 일반적인 Chassis 들이 제공하는 파워가 부족한 경우는 많지 없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Chassis 가 충분한 파워를 공급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래 Shadow Hills 처럼 무시무시하게 많은 트랜스포머들을 이 작은 사이즈에 옹기종기 넣어둔 걸 보면 미소가 지어지곤 합니다.
500 시리즈 모델들은 프리엠프, EQ, 다이나믹, 이펙터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프리엠프로만 구성을 해서 녹음 세트를 만들수도 있고, 프리엠프->EQ->컴프레서의 조합으로 자신만의 채널 스트립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API 프리엠프 -> SSL 이큐 – Chandler 컴프레서 식으로 말이죠.
물론 이렇게 하나씩 모으다 보면 가격이 굉장히 비싸지곤 합니다 ^^;
녹음을 위한 레코딩 체인 뿐만 아니라 500시리즈로 믹스 환경을 꾸밀 수도 있습니다. 위 사진 왼쪽의 SSL Bus Compressor 를 통하여 SSL 콘솔의 유명한 버스 컴프레서를 500 시리즈로 사용해 볼 수도 있고, 사진 가운대의 500 시리즈 버전의 Pultec 이큐 그리고 사진 오른쪽의 Kush Audio Clariphonic 500 모듈을 모노 혹은 두 제품을 구매하여 스테레오로 사용하여 스테레오 버스나 마스터링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Purple Audio 처럼 단순히 in 과 out 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두개의 input 과 두개의 output 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디자인들의 Chassis 들도 존재합니다.
500 시리즈만큼 많이 알려져있지는 않지만 200 시리즈라는 제품들도 존재합니다.
200 시리즈를 지원하는 대부분의 모듈들은 API 의 제품들이기 때문에 500 시리즈 처럼 다양한 회사의 모듈들을 사용할 수 있는 다양성은 없습니다. API 212L 이나 225L 은 API Vision 콘솔에 모듈로 들어가는 제품들 입니다. 200 시리즈나 500 시리즈는 이렇게 콘솔에서 사용할 만큼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SSL XL-Desk 의 경우 500 시리즈 슬랏을 유저가 원하는대로 구성할 수 있도록 SSL 제품으로 장착하여 구매할 수도 있고, 슬랏을 채우지 않고 원하는 제품들로 구성할 수 있어서 유저가 원하는대로 콘솔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 이렇게 간단하게 500 시리즈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저도 최근에 500 시리즈를 구매하게 되었는데요. 저는 그렇다면 이렇게 수많은 제품들 중 어떤 제품을 선택하였을까요?
대부분의 시간을 한 레코딩 스튜디오에 소속되어 일 하면서 다양한 스튜디오를 오가며 작업을 하는 저로서는 그동안은 각 스튜디오가 가지고 있는 제품들을 사용하고 개인적인 장비는 마이크를 제외하곤 가지고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500 시리즈라면 컴펙트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고 제가 원하는 레코딩 체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여서 일단은 하나의 채널만 ^_^; 마이크 프리를 구매하였습니다. Chassis 는 어짜피 많은 채널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작은 사이즈의 4 유닛으로 결정하였구요. Heritage 의 경우 파워 스펙을 잘 써두어서 참고하는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 the power capability of the OST-10 is 400mA per rail per slot maximum, with an overall of 700mA per rail, whichever is reached first
저만의 레코딩 체인을 만들기 위해서 첫번째로 저의 선택을 받은 모듈은 같은 Heritage 회사의 HA73jr 입니다.
HA73jr 을 선택한 이유는 Neve 사운드 때문이였습니다. 제가 주로 작업하는 스튜디오는 Avalon, Millennia, SSL 등 Clean 한 프리앰프들을 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색깔이 필요한 프리앰프를 찾던 중, 수많은 Neve 복각 제품들 중 오리지널 Neve 사운드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제품이 HA73jr 이였기 때문에 이 제품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과 선택은 차후 따로 HA 73jr 프리앰프와 Chassis 리뷰에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500 시리즈 모듈들은 레코딩 스튜디오 뿐만 아니라 홈 레코딩 스튜디오, 로케이션 레코딩 그리고 믹스/마스터링 스튜디오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컴팩트 하게 자신만의 레코딩 체인, 믹스 체인을 만들 수 있는 현대적인 아날로그 사운드의 솔류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송 테스트할떄 언급해주셨던 부분들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네요. ^^ 많은 도움이 됬습니다.
GML 같이 clean 한 소리를 얻게 해주는 마이크 프리말고, 특정 색감이 있는 프리들이 사실 궁금한데, 직접 경험해보기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ㅠ 혹시 개인적으로 LA610 이나 NEVE 프리의 성향이 어떤지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아니면 마이크 프리만 두고 본다면, 잔잔한 어쿠스틱한 음악에 , 저음이 그렇게 강하지 않은 남성 보컬에 어울릴만한 프리가 어떤게 있을지 추천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 정보가 너무 부족해 답변이 어려울실것 같지만 ㅎㅎ 부탁드려봅니다 )
PS 유튜브 라이브 방송 언제 재개 하시는지요?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