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드 드라이브를 샀네요.
백업 용으로만 몇 번 째 인지 모르겠습니다 ^^;
백업에 대한 뭐랄까.. 일종에 집착이 있네요.
예전에 하드 드라이브를 한 번 날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 까지만 해도 백업에 대한 별 생각이 크게 없었죠.
그런데 제가 날린 그 하드에는 제가 예전에 작업했던 수많은 세션들,
그리고 한 4개월 분량의 사진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사실 예전 세션들이야.. 제가 워낙 실력이 좋지 않았을 때 작업했던 것들이라
그렇게 그립지는 않았지만..
날려 먹은 세션 중 한 세션은 중요했던 세션 이였습니다.
공교롭게도 하드를 날린 뒤 3주 후, 클라이언트가 세션 파일을 요구하는 사태가
발생했었죠.. 그때의 당황스러움이란..
그리고 제일 슬펐던 건, 예전에 한국에서 찍었던 4개월 어치의 사진이 날라갔던 것 이였습니다.
저에게 사진이란 시간의 기억 인 것 같습니다.
어설프게 멋진 말을 해보려는 것이 아니라..
사진 한 장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거든요.
완벽하게 잊고 있던 지난 추억이 우연히 발견한 한 장의 사진으로 새록 새록 다시
시간을 되돌리듯, 기억이 돌아오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하드 드라이브의 사망으로 저는 4개월 치의 기억을 잃어버린 것 입니다.
그 뒤로는.. 사실은 오디오 세션 파일 보다 사진을 더 자주 백업하게 되었네요 ..
저는 보통 일부러 작은 용량의 하드 드라이브를 삽니다.
하드 용량이 크면, 무엇이든 꾸역 꾸역 집어넣게 되거든요.
그러면 백업을 잊어 버리는 것 같습니다.
용량이 작은 걸 사면 용량이 쉽게 차오르니, 용량이 부족해 지면,
미리 사 둔 여분의 하드에 두 번 씩 백업을 합니다.
백업.. 예전에도 글을 한 번 썼지만..
필요 이상으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 같습니다.
전문적으로 음악을 하던 아니던 말이죠.
어떻게하면 하드가 날라가는지 궁금해요. 일반인들에게 백업이 생소한 사람도 상당히 많은대.. 저 또한 윈도우 시절 하드포맷할때 C드라이버와 D드라이버를 혼동하여 D드라이버 자료를 몽땅 날린것 그거 한번이 20여년간 컴퓨터를 쓰면서 하드를 날린 유일한 경험이였는대 말이죠.. 바이러스로 날려 먹으시는건지.. 어떤 경우로 자료를 날리는지 알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경험과 주변의 경우를 들어보겠습니다.
1. 가방에 하드를 넣어 놓았는데 가방을 떨어뜨린 경우.
2. 하드 자체를 떨어뜨린 경우.
3. 하드를 발로 찬 경우..
4. 하드에 물을 부은 경우..
끝도 없겠죠. 하지만 이런 경우는 하드에 물리적으로 손상을 가하는 경우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윈도우 컴퓨터에서 바이러스로 날릴 수 있는 경우도 있죠.
윈도우 컴퓨터를 사용할 때 저는 절대로 저의 USB를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꼽은 적이 없습니다. 꼽을 때마다 바이러스가 안 묻어나온 경우가 거의 없었거든요.
하지만 맥을 사용하는 지금은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닙니다.
하드 드라이브는 물리적으로 돌아가는 매커니즘이기 때문에 자체 수명이 있습니다.
즉 아무런 물리적 충격을 가하지 않아도, 어느 날 갑자기 자체 수명이 다해서 죽는 경우가 있죠.
2.5인치 5600RPM, 10년된 노트북이 아직도 잘 돌아가는 경우도 있으니 그리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의외로 높은 확률로 일어납니다.
저의 하드 드라이브가 이렇게 사망 하였거든요.
하드 드라이브를 분실 할 수도 있죠. 가방을 잃어버린 다거나
실수로 어디에 놓고 온 다거나 도둑을 맞는 다거나
모두 엄청나게 낮은 확률이지만, 확률이라는 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기에
아무리 낮은 확률이라도 무시할 수 없죠.
친구 중에 백업을 한 번도 안 하다가 처음으로 백업 하드를 사서 백업을 하고
다음 날 스튜디오에 와서 작업을 한 뒤, 하드를 빼서 가방에 넣었는데
가방 끈이 의자에 살짝 걸려 있어서 의자를 뒤로 빼는 순간 가방이 낙하하여
하드가 사망한 일이 있습니다.
그날 작업물은 어쩔 수 없이 날렸죠. (돈을 엄청 많이 주면 복구가 가능하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백업을 안 했을 때 그런 일이 생겼다면..
6개월치 작업물이 하늘로 가는 거였겠죠.
아무리 낮을 확률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언제나 최악을 대비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요즘 처럼 클라우드 백업 회사들이 많은 시기에는 일반 유저 분들이
사진이나 개인 자료를 백업하기에 클라우드 백업 만큼 좋은 것도 없죠.
그러나 역시.. 10만원 내외에서 구입할 수 있는 백업 하드 하나 정도 있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