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인정해 주기를 원합니다.

그건 뮤지션들도 마찬가지죠. 특히, 연주자가 다른 연주자에게 들을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은

“이번에 연주 있는데 같이할래?”

“내 음반에서 연주 해줄래?”

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상대방이 자신의 음악적 능력을 인정해 주고 있다는 뜻이고

또 어떤 의미에선 자신의 음악적 성향이 필요하다는 것 이니까요.

연주를 잘하는것과 음악적 성향은 다른것 같습니다.

수년간 기타 전공을 해서 전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스케일을 다 칠수 있다해도

어떤 음악엔 그저 G코드와 C코드만 맛깔나게 칠수 있는 사람이 필요할수도 있으니까요.

수십년간 기타 전공을 한 사람보다

술취해서 길거리에서 기타치는 사람이 어떤면에서 나을수도 있다는 거죠.

슬픈 사실일 수도 있으나.. 음악엔 정답이 없는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 입니다.

 

저도 음악 대학 과정을 굉장히 오래 하면서

“잘한다는 기준을 무엇일까” 라고 굉장히 오래 고민했습니다.

주위에 보면 재즈는 하나도 못하는데 펑크 피아노는 아주 그냥 눈물나게 치는 사람도 있었고…

재즈 기타를 왠만한 교수만큼 치던 19살 짜리 학생도 있었고..

BB KING의 아들처럼 블루스를 치던 여자 학생도 있었고.. (근데 정작 다른 음악은 하나도 못하고..)

그러면서 제가 한가지 느꼇던건..

“이 학교에 오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재즈를 반강제(?)로 가르치니까 재즈를 하는거지 다들 자신이 

정말 잘하는 건 따로 있구나” 였습니다.

뭐랄까.. 잠시 타지 생활을 하고 있지만 다들 마음속 깊숙한 곳에는 자신이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는거와 같은 느낌 말이죠.

그리고 그 고향은 아주 어렸을때부터 음악을 해왔기 때문에 몸속에 박혀버려서 아무리 다른 음악을 접하고

다른 타지 생활을 해도 절대 변하지 않고 남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 음악하는 친구들은 음악을 워낙 어렸을때부터 시작하기에 가능한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10대의 말에 음악을 시작한 저는 어느 순간부터 절망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럼 도대체 나의 고향은 어딜까?

뽕짝인가..? 민속 음악인가..? 여기 친구들은 고향이 있는데 왜 나는 없는걸까..?

잠깐 다른 이야기 이지만… 트로트나 뽕짝.. 한국 민속 음악은 단순히 한국사람이라고 해서 거저 잘하는게

아니라 수많은 연습과 음악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절대 안나오는 “그루브” 입니다;;;

흔히 뽕짝이나 트로트를 ‘낮게’ 평가하게 되는 경향이 음악인들 사이에 있는데.. 정작 시키면 아무도 못하죠.

저는 10대엔 음악을 거의 듣지 않았기 때문에.. 고향이라는 곳이 아에 없이 음악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지금까지 만난 브라질이나 남미쪽에서 온 사람들은 악기를 하지 않아도 엄청난 그루부를

탈수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그들은 어릴때부터 축제문화와 음악과 함꼐 자라기 때문에 자신들도 모르게

음악에 너무나 노출이 되어서 아무나 흉내내기 힘든 남미 그루부를 아주 쉽게 가지게 되죠;;

남미들은 남미의 그루부를

흑인들은 어릴때부터 가져온 그 흑인 특유의 그루부를

백인들은 재즈나 컨트리 혹은 롹이라던지 자신들의 백인 사운드

그럼 동양인은..? 아니 나는..?

나의 그루부는 무엇인가.. 고민해 보았지만

없었습니다..

대학생활 초반에 이 고민을 아는 교수님과 이야기 하자

“너는 음악을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부터 너가 좋아하고 접하는 음악을 너가 10~20년정도 하면 그땐

그 음악이 너의 고향이 될거야”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19살 무렵 음악을 시작한 저는 그럼 40살이 되야 고향이 생긴다는건데..

“40살이나 되어서야 그루부가 생길거라면 … 음악따윈 때려쳐 버려!!” 하고 잠시 방황도 했더랍니다.

이제 거의 음악 시작하고 8년정도 재즈음악을 했던 저에겐 그럼 재즈가 고향일까요?

물론 저는 재즈를 오래동안 해왔고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곡 5곡을 선택해 봐라 하면 그 리스트엔 재즈보단 영국음악이 더 들어갈 것 같습니다.

저는 무언가 예쁘고 슬픈 음악을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사실 재즈를 그렇게 잘 하지도 못하구요.. (털썩..)

어쨋든 그러던 와중에 작년 이맘때 쯔음 보컬 전공의 친구가 자신의 EP에 제가 피아노를

연주할수 있겠느냐고 물어 보게 되면서 누구보다도 제가 제일 놀랐습니다.

저는 일단 기타 전공인데.. 피아노 + 보컬 곡을 같이 하자고 한 사실에 말이죠.

후에 왜 나보고 하자고 했느냐 물으니

첫째로는 제가 편해서.. ( ^^;; 엄청 중요한 부분이긴 합니다..)

그리고 둘째로는 제 음악적 성향이 좋아서 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같이 편곡도 하고 상업적으로 발매가 되진 않았지만 그 친구의 첫 EP에 참여도 하면서

뮤지션으로써 갖추어야 할 중요한 두가지는

인간성과..

음악적 성향 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던 그런 시간들 이였습니다.

오랫만에 긴 글인데..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을 위해 그 친구의 EP 링크를 걸어 봅니다.

그 친구가 좋아한 저의 음악적 성향이란 무엇이었는지

한번 들어보셔요 ^^

 

그리고.. 여러분들의 음악적 성향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