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전 집보다 두 배 정도 넓어진 공간에 만족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전 집에서 겪지 못한 문제점 들을 겪고 있습니다.

예전 집에는 오히려 룸 어쿠스틱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흔히 겪는 low frequency (저역대)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죠.

새로 이사 온 집은 50hz 부터 150hz 의 저역대가 굉장히 들쑥날쑥 합니다.

머리를 왼쪽으로 몇 센치만 움직여도 저역대의 움직임이 아예 달라지죠.

룸 어쿠스틱을 조절하는 것 중 가장 어려운 것이 저역대 입니다. 더 많은 계산과 제품들과 시간을 필요로 하죠.

지금 상황에서 바로 믹스를 해야 한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스피커 vs 해드폰 믹스는 항상 많은 토론 거리를 불러 옵니다.

스피커로만, 혹은 해드폰으로 만으로 충분히 믹싱을 잘 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 좋다를

얘기 하기 보단 두 시스템의 좋고 나쁨을 한 번 이야기 해 보려 합니다.

 

무조건 비싼 스피커가 결코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어떤 분들은 “스피커는 무조건 몇 인치 이상 이여야 믹스가 가능하다” 라고 하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저역대의 문제가 엄청나게 많은 룸에 엄청나게 큰 인치의 스피커를 셋업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 룸에서 일어나는 저역대의 문제는 몇 배 이상이 되어 버리고 오히려 몇 천만원 어치의 스피커를 셋업 한다

하더라도, 몇 십만원 어치의 스피커보다 좋지 못한 성능을 내 줄 수도 있습니다.

 

스피커는 룸 어쿠스틱과 함께 갑니다. 전문 스튜디오 셋업을 전문적으로 컨설팅 해주는 어쿠스티션 들은

스튜디오를 디자인 할 때, 어떤 브랜드의 어떤 타입의 스피커를 사용할 것인지 물어보고

해당 스피커에 맞추어서 룸을 디자인 합니다. 이럴 정도로 각 룸에서 스피커는 다른 소리를 내어 주기 때문에

자신이 믹스를 하는 공간인 룸은 스피커의 나머지 반쪽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홈 스튜디오 유저들은 그런 룸에 사실 큰 투자를 하기가 힘듭니다.

조금 신경 쓴다고 하면 어쿠스틱 폼 몇 개 혹은 스피커 받침대 정도가 가능하죠.

이렇게 룸을 신경 쓰지 못하면 스피커는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믹스를 하기가 어려워 질 수가 있습니다.

 

충분한 조사로 자신의 상황에 어울리는 스피커를 사서, 자신의 룸과 스피커의 조합을 장시간 들으며

그 룸과 스피커의 사운드에 적응을 해야 합니다.

 

해드폰은 아주 간편 합니다. 노트북에 바로 꼽아서 들을 수도 있고. 룸 어쿠스틱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죠.

하지만 해드폰은 또 그 나름대로의 문제가 있습니다.

해드폰은 바로 귀 앞에서 소리를 내 주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 시 귀에 큰 무리가 가며,

아주 단 시간에 귀를 지치게 합니다.

귀가 지치게 되면 올바른 믹싱 결정을 내리기 힘들겠죠.

 

믹스를 할 때, 기타 트랙을 hard pan left (왼쪽 끝으로) 팬을 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스피커/해드폰 에서 소리가 왼쪽에서 나겠죠.

스피커에서 작업을 할 때는, 비록 스피커의 왼쪽에서만 소리가 나지만, 동시에 소리가 룸 안에서

반사를 해서 오른쪽 귀에도 들어갑니다.

그런데 해드폰에서는 왼쪽에서만 소리가 나기 때문에 무언가 부자연스러운 소리를 내 줄 수가 있죠.

이러한 이유로 어떤 해드폰 엠프들은 왼쪽에서 소리가 나더라도 오른쪽에 소리를 어느 정도 내어주는

Cross Feed 기능을 장착하고 있기도 합니다.

 

해드폰은 그리고 대부분 모든 소리가 “좋게” 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든 소리가 귀 앞에서 들리기 때문에 깔끔하고 적나라하게 들리죠.

해드폰에서 믹스를 한 것을 스피커로 틀으면 소리가 완전히 다르게 느껴진 경험 있으실 겁니다.

해드폰으로 믹스한 결과물은 다른 시스템에서 틀었을 때 잘 전달이 안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적나라하고 가깝게 들리는 해드폰이 믹스 작업에서

노이즈나 클릭 소리, 팝 소리 등을 잡아 내기에는 스피커보다 훨씬 적합하죠.

 

자 그래서.. 해드폰으로 믹스하라는 건지 스피커로 믹스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구요?

 

저는 두 가지를 같이 병행하는 것이 홈 스튜디오에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스피커로 기본적인 발란스와 사운드를 잡아 놓고, 스피커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소리를 만들고 나서,

해드폰으로 채크를 하면, 자신의 룸 어쿠스틱 때문에 가려졌던 문제점들, 그리고 저역대의 불안정한 움직임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물론 여유가 되신다면 해드폰은 너무 저렴한 해드폰이나 상업용 해드폰 (예:Beats headphone) 은 피하시고

어느 정도 높은 퀄러티의 해드폰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겠죠.

 

작업할 수 있는 시간대가 저녁 이후여서 옆집, 윗집, 혹은 가족들의 눈치가 보여 어쩔 수 없이 해드폰으로만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해드폰에 익숙해지고 장시간 작업만 멀리한 다면

해드폰만 가지고도 충분히 좋은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작업물이 다른 곳에서 어떻게 변화가 되는 지를 경험으로 깨닳게 되면,

저가의 스피커, 저가의 해드폰으로도 충분히 좋은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