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중 하나에 Broadway 를 빼 놓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쇼 음악 역사는 깊고 아직까지도 멘하탄에 Broadway 는 전세계에서 보러 올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까요. Broadway 음악은 쇼 제작 기간이 굉장히 길기 때문에 언제 음악이 녹음이 될 지 미지수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음악의 녹음을 케스트 (cast) 가 꾸려지기 전에 녹음을 하게 되면 케스트가 생겼을 때 다시 편곡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케스트와 함께 (주로 미디나 피아니스트를 동반한) 연습을 충분히 한 상태에서 확실하게 모든 곡들의 편곡이 이루어 졌을때 녹음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번에 뉴욕에서 준비하고 있는 브로드웨이 녹음을 위하여 뉴욕의 뮤지컬 프로덕션 팀이 캐나다 몬트리올에 오게되어 사운드 엔지니어링 팀에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간단하게 셋업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방음 부스가 하나밖에 없는 McGill MMR Studio 의 경우 가이드 보컬이 부스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모든 악기들이 한 공간에서 연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악기들이 한 공간에서 녹음을 하게 될 경우 하나의 소리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잡기 좋지만 악기들간의 소리가 서로의 마이크에 들어가기 때문에 차후에 믹스 단계에서 굉장히 큰 제약이 걸리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Broadway 프로덕션의 대부분의 경우 각자 악기 파트별로 부스를 사용할 수 있는 큰 스튜디오를 사용하여 녹음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공간활용, 특히 isolation booth의 제약이 있는 MMR Studio 에서 “모든 오케스트라 같은 공간에서 연주하여 서로가 서로를 들을 수 있는 공간감을 부여하되, 각자의 마이크에 다른 악기 소리가 들어가지 않아야하는 isolation 을 필요로 하다” 라는 프로덕션 팀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이야기처럼 들렸죠.
저와 두명의 다른 엔지니어로 구성이 된 사운드 엔지니어링 팀에서는 리듬 섹션에는 해드폰을 주고, 최대한의 isolation 을 부여하되, 오케스트라 멤버들은 해드폰을 사용하지 않은 공간감을 사용해보자 라는 아이디어로 세션을 준비하였습니다.
여러 스튜디오에서 구해온 여러 종류의 도구들을 이용하여 라이브룸에 드럼 부스를 만드는 작업은 굉장히 어려웠지만 아주 큰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위의 드럼부스 사진을 보면 오른쪽이 열려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드럼 부스를 도구들로 임의로 만들고, 지붕까지 덮자 그 효과가 예기치 못할 정도로 좋아서 트럼펫 섹션에서 드럼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드럼 소리를 더 달라고 요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드럼 부스를 조금 열어서 트럼펫 섹션 연주자들이 드럼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조치를 해야했죠. 물론 드럼 부스를 열게 되면서 다른 마이크들에 드럼 소리가 더 많이 들어가는 부작용이 있었지만 연주가 먼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여담이지만 뉴욕에서 온 드러머 Cubby O’Brien 은 뮤지컬 West Side Story, Chicago, Gypsy 등 평생을 Broadway 와 티비쇼를 연주했던 쇼뮤직의 전설적인 드러머 였습니다. 70세의 나이에 3일 간의 녹음동안 단 한번의 실수없이 연주를 하는 모습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트럼펫과 트럼본 그리고 프렌치 혼 섹션 앞에는 소리 막이를 설치하여 바이올린 섹션과 메인 마이크들로 소리가 들어가는 것을 최대한 차단하였습니다.
퍼커션 섹션 앞에도 저음의 울림이 String 과 Woodwinds 섹션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방어막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드럼 소리를 더 잘 들어야 했던 퍼커션 섹션에는 해드폰이 지원이 되었습니다.
지휘자 또한 해드폰, 지휘자만을 위한 마이크, 그리고 방음 부스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카메라를 이용한 모니터가 설치가 되었습니다.
또한 라이브 룸 안에 두 명의 Copyist가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으며 대기를 하고 있다 혹시라도 잘못된 파트가 발견되거나 하면 프린터를 이용하여 새로운 파트를 바로 고쳐서 프린트하여 악보를 바꾸었습니다. 혹시라도 잘못된 파트가 생겨 오케스트라의 녹음이 중단이 되면 1분 1초가 큰 돈이기 때문에 작은 실수가 쉽게 생길 수 있는 악보 파트가 많은 오리지널 편곡의 경우 이렇게 녹음 세션에까지 Copyist 를 동반하여 녹음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3일간의 녹음은 큰 문제없이 성사가 되었습니다. 이제 뉴욕에서 보컬 오버더빙을 한 뒤 믹스를 거쳐 완성이 될 이 음반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앨범 발매가 다가오게 되면 더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