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홈 레코딩을 처음 시작할 때 온라인 커뮤니티를 일상과 함께 달고 살았습니다.

지금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매일 들어가고 있지만 그 때는 글 하나 하나 다 읽으면서

정독하고 정보를 얻었었죠. 정말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 이니까요.

 

저의 첫 개인 컴퓨터는 Lenovo 노트북 컴퓨터였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지금의 Lenovo 가 아닌

9~10년전의 레노보는 확실히 컴퓨터의 기술력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 처음으로 daw도 설치해 보고, 재즈 학생이라면 누구나 있어야 했던 (?)

Band in a box 도 설치해서 신나게 사용했었죠.

불과 몇 개월 전까지 어머니의 한국 드라마를 보는 용으로 거의 10년동안 잘 작동하다가 지금은 사망하셨습니다..

(아마 포멧하면 살아날지도..)

 

레노보 노트북으로 녹음도 해보고 가상악기도 돌려보던 차에,

인터넷에서 본 정보로는 램이 부족하느니.. 뭐가 부족하느니.. 하는 말에 휩쓸려

“아 역시 음악을 제대로 하려면 컴퓨터를 맞춰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에

몇 주 동안 인터넷의 추천 부품들을 연구하고 연구하여.. 직접 그 파트를 모두 샀더래죠.

혼자 뚝딱 만들어보다가 실패하고.. 결국 전문가에게 조립해달라고 하고..

거의 한 달간에 우여곡절 끝에 컴퓨터를 맞췄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흐뭇한 마음으로 당시 엄청나게 비싸게 돈을 주고 맞춘 컴퓨터를 바라보며

“아.. 이제 음악 제대로 할 수 있겠구나..” 라고 미소를 짓곤

몇 달 동안 한 곡도 만들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무엇이었을까요.. 차라리 그 컴퓨터 없이 레노보 컴퓨터로도 음악 잘 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오히려 그런 자자란 컴퓨터 스펙에 눈이 멀어 알아보고 돈 모으고 조립하고 끙끙대며

음악을 했어야 할 귀중한 시간을 날려먹었던 건 아니였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그 컴퓨터는 지금까지도 구석에 박혀서 작동을 안 하고 있습니다..

그 때가 2008년 정도였는데 지금도 그 당시 컴퓨터 스펙이 나쁘지 않으니 참 바보처럼

스펙에만 집착했던 것 같네요. (그 돈으로 마이크라도 하나 샀더라면!!)

2010년도 쯤 한국에 장시간 가야할 일이 생겨서 노트북을 알아보던 중 처음으로 맥북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2010년 mid 13인치 제일 기본 스펙을 사서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 2도 돌리며 신나게 사용했던 것 같네요. 당시 로직 프로 9을 처음 접하여

하나씩 공부하면서 잘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시 캐나다에 돌아와서는 하드 드라이브도 ssd 로 바꾸어 주고 램도 자가 업그레이드를 하고

지금은 요세미티로 올린다음에 너무나 버벅거리는 컴퓨터를 한번 쏴악 처음으로 밀어주니

다시 새 컴퓨터처럼 활활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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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단점이 있다면 배터리가 몇 시간 가지 않는다는.. 것을 빼고는

프로툴스 11을 이용한 녹음부터 간단한 믹스 그리고 부트캠프를 이용한 Mergin Pyramix 로

클래식 음악 에디팅과 믹스를 문제없이 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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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채널 수가 쉽게 백 개 이상 넘어가는 믹스들이나 플러그인을 많이 돌려야 하는 경우엔

차후에 구입했던 맥 미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기본적인 블로그, 이메일, 스케쥴 관리 등

일상에 필요한 대부분의 작업을 문제없이 해내고 있는 저의 맥북을 보면

참 컴퓨터를 잘 만들었구나, 저의 첫 레노보 처럼 앞으로 5년도 문제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나중에는 이렇게 장기간 가는 컴퓨터를 안 만들어낼 지도 모르지만요..

제가 스펙만 생각하여 이 맥북이 할 수 있고 없고를 결정했다면, 이 맥북은 이미 진작에 버려지고

새로 나온 맥북들로 교체가 되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많은 분들이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마이크 그리고 컴퓨터부터 스피커.. 그리고 모든 제품에 있어서

너무 스펙을 따지고 정작 우리가 하고 싶어하는 음악보다 그 주변 도구들에 신경을 많이 써서

저처럼 제일 음악을 집중해서 열심히 했어야 하는 그런 귀중한 시간을 다른 것들에 소모하고 있지는

않나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흔히 그리워 하는 시대의 음악들은 이제는 골동품

취급을 할 수 있는 저의 2010년 맥북 보다도 훨씬 좋지 않은 컴퓨터로 만들어 낸 것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외장 장비를 사용하고 실제 녹음을 하고.. 컴퓨터로만 만들어낸 음악이 다가 아니지만,

예전 비틀즈가 4트랙 레코더를 가지고도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내곤 하였듯이,

때론 새 것을 자꾸 찾지 마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열정을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어내고자 하면

또 만들어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지금도 조립하시고 싶은 컴퓨터의 파워 서플라이 종류를 비교해보고 계신다면,

지금 사용하시는 컴퓨터는 어떤지, 한 번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