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9일에 있었던 몬트리올 인디 재즈 밴드 녹음 세션노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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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에서 활동하고 있는 Archipel (https://www.facebook.com/archipelband)이라는 밴드를 녹음하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트럼펫, 섹소폰, 베이스,기타 그리고 드럼으로 구성된 밴드고 재즈의 성향을 띄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연주자들이 오버더빙

없이 한번에 가는 녹음으로 4곡을 녹음하게 되었습니다.

좋지 않은 어쿠스틱과 완벽하지 않은 소리 차단이 되지 않는 공간에서 드럼과 다른 악기를 동시에 녹음한 다는건

정말 힘든 일 입니다. 조금만 드럼을 세게 쳐도 거의 모든 악기의 마이크에 소리가 스며들어 가기 때문에,

악기의 배치와 마이크의 각도 등을 잘 생각해서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좋은 소리를 받기가 참 힘듭니다.

실제로 이 세션 전에 몇 번의 밴드 녹음이 그 이유로 좋지 않은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였죠..

 

세션 플렌을 한번 봐 보겠습니다.

archipel floor plan jpeg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드럼은 가운데에 놓고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녹음실을 구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어쿠스틱 패널이 많지 않고, 있는것들도 그렇게 좋은 효과를 내주지 않아서

녹음을 하는 곳이 수업을 하는 교실인 만큼 의자가 많이 있기에, 의자들을 쌓아서 드럼 부스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굴러다니는 천으로 의자 사이를 덮어서 소리를 최대한 차단해 보려 노력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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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연주자들이 서로 볼 수 있었어야 했기에, 서로가 서로를 볼 수 있는 시야를 확보 하면서

트럼펫과 섹소폰 마이크가 드럼을 등지는 각도로 마주 보게 하였습니다.

베이스는 첫 곡은 어쿠스틱 베이스여서 구석으로 보냈지만.. 후에는

일렉베이스로 연주를 하였어서 DI로 받고, 기타는 엠프를 창고속에 넣어버린 상태로

최대한 가깝게 마이킹을 하여 소리를 차단 하였습니다.

재미있는 건.. 드럼과 기타 엠프의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고, 창고 문을 닫아 놓았음에도,

기타 엠프 마이크에 드럼소리가 꽤나 들어 있다는 것 이였습니다..

 

Patch List를 한 번 보겠습니다.

Screenshot 2014-01-11 14.44.55

국민 스네어 마이크인 SM57 대신 AKG 460을 사용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롹 음악처럼 크게 드럼을 연주하는 것이 아닌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주를 하였기 때문에

SM57보다는 AKG 460이 좀더 연주에 어울리는 소리를 받았습니다.

이번 녹음의 슈퍼스타는 당연지사 Scheops 마이크였습니다.

아는 지인을 통하여 Scheops가 중고로 나왔다는 사실을 듣고, 굉장한 경제적 무리를 하면서 마이크를

구입 한지 3일만에 있는 세션이였거든요.  Wide Cardioid 패턴이라 거의 모든 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마이크여서 굉장히 좋아하고 있었는데, 당연히 이번 녹음에선 오버해드에 사용하였습니다.

기타 엠프와 트럼펫에는 APEX 210 리본 마이크를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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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저의 재즈 트리오 녹음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APEX 210마이크가 150불이라는

굉장히 싼 가격에도 트럼펫 소리를 잘 받아서 또다시 사용을 하였고, Figure 8 패턴과 각도를 이용하여

굉장히 완벽한 Isolation을 만들었습니다. 기타 엠프에는 sm57과 리본 마이크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apex 210의 소리가 크게 나쁘지 않았기에 그냥 사용하였습니다.

Tenor 섹소폰에는 at 4040과 akg 460을 동시에 사용하였는데, 믹스에서는 akg 460은 사용하지 않고

AT4040 만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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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션에선 같이 수업을 듣는 두 명의 동료 엔지니어들과 함께 녹음을 진행하였습니다.

보통 녹음이 6시간 안에 이루어 져야 하고, 마이크 스탠드나 케이블 등 모든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할 때가

많지 않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세 명의 호흡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셋업과 사운드 채크가 2시간안에 끝나고, 총 세 시간의 녹음과 한 시간의 정리 시간 안에

네 곡을 뽑아 내는 건 엄청나게 힘든 일이지만, 밴드가 워낙 연주를 잘 하는 친구들 이여서 녹음 자체는

굉장히 편안하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첫 곡을 녹음하는 도중, 트럼펫 마이크의 소리가 굉장히 거슬리기 시작하였는데,

시간 관계 상 들어가서 마이크를 계속 교체하고 테스트를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매번 테이크가 끝날 때 마다, 남는 채널 하나에 다른 마이크를 꼽아서 갔다가 대놓고 나오는 식으로

소리를 계속 바꾸어 보았는데.. 결국 실패하고 그나마 나은 리본 마이크로 믹스를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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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학교의 레코딩이나 홈 레코딩에서는 전문적인 스튜디오에선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사운드 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레코딩에서 고치지 않으면 큰 고생을 하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음에도, 너무나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최대한 원하는 소리에 근접하게 빠른 시간안에

만들어 내야 합니다. 스튜디오의 해드폰 엠프가 고장이 난 바람에 제가 집에서 Behringer HA400 해드폰

엠프를 가지고 와야 하기도 했고, 학교에 있는 언발란스 케이블도 속 안이 끊어진 듯 고장이 나버려서 언발란스 케이블을

찾으러 돌아다니기도 하고.. 세션 플렌을 짤 때, 모든 상황에 대비를 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닳게 된

세션이였죠. 물론.. 해드폰 엠프가 고장이 나있을 거라곤 보통 상상도 못하지만 요.

기타리스트가 케이블을 안 가지고 오진 않을까, 베이스가 엑티브 베이스인데 배터리가 다 닳진 않았을까

등등 뮤지션이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들 이긴 하지만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모두의 시간을 빼앗기를 상황들

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준비를 해 놓고 있으면 좋겠죠.

 

마지막으로 녹음된 곡 중 한 곡을 첨부해 봅니다.

재즈이기 때문에 아주 간단한 기본적 프로세싱만을 하였고

발란스를 최대의 중요 요소로 마음에 두고 믹스를 하였습니다.

 

모든 사진은 밴드 맴버이자 트럼펫 연주자인 Francis Leduc-Bélanger의 사진 입니다.

http://iwastherebyaccident.tumbl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