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피온 리뷰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주 오랜만에 ‘글’로 리뷰를 쓰려니 쉽지 않은 긴 여정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는 대세가 되어버린 유투브덕에 넘쳐나는 동영상 리뷰들도 좋지만, 때로는 글자로 읽는 재미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리뷰는 텍스트로 작성해보려 합니다.
사실 스피커 리뷰는 텍스트로도 영상으로도 어려운 리뷰입니다. 워낙 주관적인 의견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고, 소리를 언어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두루뭉실하게 표현하게 될 가능성이 다분한 주제이기 때문에 그렇죠.
개인적으론 그래서 스피커 리뷰는 잘 찾아보지 않는편 입니다. 직접 들어보는 것이 100번 읽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죠.
저의 예전 모니터 스피커 리뷰 가이드에서 이야기했던 것 처럼 직접 들어보는 것도 어느 공간에서 어떤 방식으로 들어 보았느냐에 따라 스피커의 퍼포먼스를 가늠하기 어려울 때도 있기 때문에.. 정말 어려운 주제 입니다 🙂
암피온 스피커 첫 인상
암피온 스피커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온라인에서였습니다. 당시 베어풋이라는 스피커가 굉장히 유행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베어풋과 상반되는 새로운 라인의 엄청난 스피커가 나오고 있다” 라는 문구를 보고 찾아보게 되었었죠.
사실 처음에는 제품 사진을 보고 3초만에 인터넷 창을 닫았습니다.
“아 뭐야.. 뭔가 대단한게 나오나 했더니 그냥 NS10M 카피네. 도대체 좋지도 않은 NS10M 에 대한 끝없는 동경심은 언제 사라지는거지?”
소리를 들어보지도 않고 사진을 제대로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의 저의 첫인상은 정말 딱 위의 문장이였습니다. 그리고나선 아에 잊고 지내고 있었죠.
캐나다는 미국이나 유럽 그리고 한국에 비해서 굉장히 장비의 전파가 느립니다. 제가 느끼기 바로는 미국보다도 한국이나 일본이 새로운 장비의 보급률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굉장히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음악 시장도 작고, 스튜디오들의 활성화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많이 더딘 걸음을 하고 있는 캐나다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빈티지 장비들이나 커스텀 장비들은 굉장히 많지만 신제품들은 거의 보기 힘들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음반 시장의 약화로 새로운 장비보단 예전 장비들을 고쳐쓰는 방식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베어풋이나 암피온 같은 모델들은 거의 볼 일이 없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 중독자인 저에겐 ^^; 수많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의 뉴스를 팔로우 하면서 예전에는 스튜디오 사진들에서 NS10M 을 볼 수 있었다면 이제는 Amphion 스피커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현상을 보며 이렇게 단기간에 어떻게 많은 스튜디오들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지? 라는 궁금증이 생기면서 다시 암피온 스피커를 찾아보고는, 그 높은 가격에 다시 마음을 접게 되었습니다.
암피온은 어떤 스피커?
암피온 스피커는 패시브 스피커 입니다. 즉 스피커 통 안에 파워 서플라이나, 액티브 회로가 (EQ, DSP 등)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요즘처럼 스피커 안에 각종 DSP, 심지어 룸 튜닝 소프트웨어까지 들어가는 시점에 암피온은 어쩌면 아주 예전의 전통적인 스피커 디자인을 고수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즉 암피온 스피커를 사용하기 위해선 스피커 이외에도 별도로 파워 앰프를 구매해야 합니다. 유저가 사용하고 있는 파워 앰프가 이미 있고 임피던스와 파워 용량만 맞는다면 다른 제품들을 구매하여 매칭 시킬수도 있지만 암피온에서 자체적으로 파워 앰프를 제작하기 때문에 스피커 제조사의 의도를 100프로 신뢰한다면 같은 회사의 파워 앰프를 구매하는 것이 맞겠죠. (이 부분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할 수 있습니다) Amp100 모델은 (채널당 100W) One12 부터 One18 모델까지를 수용하며 Amp500 모델은 (채널당 500W) One18 부터 Two15, Two18 모델을 수용합니다.
유저의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 이 앰프로 먼저 연결을 한 뒤 바나나 케이블을 이용하여 앰프와 스피커를 연결하게 됩니다.
요즘에는 많은 스피커들이 패시브 레디에이터 (Passive Radiator) 디자인을 적용한 스피커들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암피온도 Bass Reflex 나 스피커 Port 를 사용하지 않고 스피커가 완전히 막힌 디자인을 사용하면서 스피커의 뒤에 패시브 레디에이터 (Passive Radiator) 를 이용하여 스피커에서 빠져나가는 공기와 레디에이터를 이용하여 저역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곤 첫 만남
암피온의 소리를 처음 들어본 것은 2018년 5월 한국에서 세미나를 진행했을 때 였습니다. 당시에 레코드 팩토리에서 세미나를 진행 했었는데,, 그곳에 있던 스피커들도 충분히 좋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룸에 금새 적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던 차에 당시 세미나 기획과 진행 모든것을 도와주었던 기어라운지에서 세미나를 위해 암피온의 플래그쉽 모델인 Two18 을 마침 근처 데모룸에서 가져올 수 있다고 하셔서 암피온 스피커를 들어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되어 설치를 부탁드렸습니다.
세미나를 준비하며 시작 전까지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제가 준비한 예제들을 암피온 스피커를 통해 듣는데 상당히 놀랐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을 뚫고 전달되는 소리가 굉장히 디테일해서, 그 전 셋업에서 느꼈던 불확실한 걱정이 없어지게 되었죠. 그 전 스피커들에 비해 덩치가 좀 더 커서 출력이 쎄서 그랬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확실히 룸에 구애받지 않는 디테일함의 표현력이 좋다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정신없이 세미나를 진행했기 때문에 그 날 들었던 암피온의 소리를 한번 더 들어보기 위해 (미세먼지 직격탄으로 몸도 상당히 아팠었죠..) 지금은 다른 위치로 이사를 하기전의 예전 기어라운지 매장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 기어라운지 매장은 약간 창고같은 느낌이 많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박스들과 그 사이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여러 스피커들..
아니 이게 청음이 가능한 공간인가? 라는 생각이 조금 든 것이 사실입니다. 당시 제가 모니터링 한 모델은 Two18 모델이었는데, TIDAL을 통해 저의 레퍼런스 음원들의 소리를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꺌꺌대며 웃어서 직원분들이 당황해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제가 처음 들어서 느꼈던 공간을 뚫고 들리는 디테일한 표현력이 똑같이 구현이 되는 것을 들으며 그것이 이 스피커의 성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TOP 100 차트 음원부터 재즈 포크 클래식까지 다양한 음원을 들었을 때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표현력과 사운드에 매료되었습니다. 마침 그곳에 베어풋 스피커도 있어서 비교를 해 보았는데 힙합이나 TOP 100의 팝에서는 베어풋이 엄청나게 신나는 사운드를 만들어주었지만 그 외의 장르에서는 암피온과 같은 표현력을 내어주지 못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어풋에선 터져나오는 저역대와 펀치감이 듣는 사람을 신이나게 만들고 몸을 움직이게 만든다면 암피온은 세밀한 표현력에 집중을 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신나게 음악을 들어보고 제가 작업하는 스튜디오와 저의 개인 홈 스튜디오에서도 들어보고 싶다 라는 아쉬움을 남기며 캐나다로 돌아왔습니다.
잊고지내며
암피온 스피커의 소리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선뜻 구매하기엔 저에겐 가격이 부담이 되었기 때문에 “어차피 중요한 작업은 스튜디오에서 할거니 홈 스튜디오에선 좋은 스피커가 필요 없어!” 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여름을 보내다가, 문뜻 캐나다의 암피온 딜러에게 데모를 요청해서 스튜디오에서도 써보고 또 저의 홈 스튜디오에서도 써보면 어떨까 하고 이메일로 요청을 해보았습니다.
(자랑이지만..) 제가 근무하는 스튜디오는 캐나다에서 음대로는 자체 스튜디오도 보유하고 있고 가장 좋은 음대로 평가받고 있는 Humber College 이기 때문에 당연히 스피커 데모를 해줄거라 생각했는데 단칼에 거절을 당해버렸습니다.. 아무래도 음향 시장이 작은 캐나다는 제품 데모라는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캐나다의 암피온 딜러에게는 실망한 마음이 크게 남았죠.
2018년 말 뉴욕에서 있었던 Audio Engineering Society 컨벤션에 참가를 하게 되어 이런 저런 만남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는데요. 컨벤션 센터 안에 마침 암피온 부스가 있어서 데모를 하시는 분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북미 세일즈 담당 직원이었습니다. 직원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역시나 좁은 음향 시장이라 한다리 건너면 서로 다 아는 사이었고, 세일즈 담당이라 하지만 현재 활동하고 있는 레코딩 엔지니어여서 장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하던 도중, 옆에 지나가던 누군가를 붙잡고 소개를 시켜주는데 바로 암피온 스피커의 Founder 인 Anssi Hyvonen 이었습니다. 한국에도 자주 오셔서 그분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는것으로 아는데, 실제로 사람이 굉장히 좋고 음향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조금 말이 텄다 싶었을 때를 놓치지 않고 제가 캐나다 딜러와 있었던 (까인..) 에피소드를 공유하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캐나다 딜러를 통하지 않고 LA 에서 데모 유닛을 캐나다로 보내준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까지 해줄 거라는 생각은 없었는데 뜻밖의 친절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캐나다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정말 약속대로 AES 컨벤션이 끝나자마자 캐나다로 암피온 One15 모델과 두개의 Amp100 모노 엠프를 보내주었습니다.
[암피온 스피커를 위한 Amp100 모노 앰프]
두번째 만남
5인치 스피커인 One15 모델을 처음 듣자마자 제가 인터넷에 남긴 한줄 평은 이것 이었습니다.
“Transient Response와 고역대의 디테일이 정말 엄청나네요. 이미지가 갑자기 확 넓어져서 놀랬지만 그 사이 사이의 표현력이 너무 좋네요. 너무 비싸긴 하지만 가격 값을 하는 것 같습니다. 5인치 스피커의 끝판왕 기준을 이제 바꿔야겠네요.”
암피온 One15 모델을 데모로 받기전에는 Neumann 의 KH120 과 ReProducer 의 Epic5 라는 모델을 병행해가며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병행했던 이유는 당시에는 Epic 5 스피커의 소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했었고, 저의 룸은 KH120 에 맞춰서 튜닝을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최종 믹스 프린트 전에는 꼭 KH120으로 확인을 거치고 있었습니다.
One15 모델을 처음 들었을 때는 제가 사용해보았던 다른 스피커들에 비해서 확실히 고역대가 강하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고역대의 디테일이 엄청났지만 그만큼 전에 들을 수 없었던 확고한 고역대가 다른 의미로는 날이 서있다 라고 느껴졌고 “다른 스피커들이 고역대가 부족했던 것인가 아니면 암피온이 고역대가 심하게 부스트가 되어 있는 것인가?” 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더 정확한 비교를 위해선 다른 스피커들과 제대로 비교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제가 근무하는 스튜디오에 가져가서 다른 엔지니어들과 함께 비교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었습니다. 마침 제 주변의 사운드 엔지니어들도 암피온에 큰 관심이 있었지만 청음해볼 기회가 없어서 아쉬워하던 차였기 때문이죠.
이날 같이 비교했던 스피커 모델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Quested S7, Neumann KH120, KH 310 그리고 노이만이 아닌 예전 K&H 의 300, Dynaudio BM6A, BM12A, ATC SCM025A, Amphion One15]
제가 위의 영상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스피커라는 것이 취향의 차이에서 많이 갈리고, 스피커의 위치에 따른 소리의 변화 그리고 스피커 사이즈에서 오는 다른 체급에서 오는 소리의 차이들이 아주 크게 존재하였고 테스트를 진행한 스튜디오는 ATC SCM25a 에 룸 어쿠스틱이 맞춰져 있는 스튜디오였기 때문에 모든 엔지니어가 1 순위로 STC SCM25a 를 선택했지만, 두번째로 어떤 스피커를 선택할거냐는 질문엔 모두 암피온 One15을 선택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어느 스피커의 위치에 놓아도 확고한 보컬의 위치와 존재감, 다른 스피커들은 룸 어쿠스틱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비슷비슷하게 들리는 부분이 존재했다면 다른 스피커들 사이를 뚫고 나오는 확고한 스피커의 성향과 작은 사이즈임에도 타이트한 베이스였습니다. 물론 이 타이트한 베이스는 다른 스피커들에 비해 더 저역대를 깊게 재생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재생할 수 있는 부분까지는 확실하게 커버하는 느낌이였습니다. 억지로 저역대를 만들어내서 거짓으로 표현하지 않으려한다는 느낌이였죠. 흔히 5인치 스피커에선 스피커 포팅이나 케비넷 레조네이터 등을 사용하여 저역대를 만들지만, 암피온은 자체 passive radiator 로 저역대를 확고하게 만들고, 또 패시브 스피커이기 때문에 엑티브 스피커처럼 별도의 복잡한 회로가 스피커 안에 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안에 부품이 떨린다던지하는 걱정 없이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세번째 만남
다시 One15을 저의 홈 스튜디오로 데려와서 몇일 간 더 들어보며 적응을 하며, 바로 당시 진행하던 믹스들을 One15으로 만들어가면서 왜 암피온이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것인지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달력” 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스피커로 작업을 마무리하고 다른 이어폰이나 자동차 스피커 혹은 다른 스튜디오에서 작업물을 들었을 때 소리가 굉장히 다른 경험은 누구나 해보았을 것입니다. 이것은 물론 자신의 시스템을 100프로 이해하지 못할때 가장 많이 일어나며, 듣는 귀를 단련하고 자신의 공간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자신의 작업물이 다른 시스템에서도 잘 전달이 되게끔 실력을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시스템을 가지고 있던, 다른 시스템에서 한번 쯤 들어보는 것이 좋고 그랬을 때 자신의 메인 시스템에서 듣지 못했던 부분들을 캐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사실은 이러한 이유로 숙련이 된 마스터링 엔지니어에게 작업물을 마무리하는 것이겠죠. 암피온의 장점은 이런 다른 시스템에서의 레퍼런스가 필요 없어짐에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암피온을 사용하고 나서부터는 다른 시스템에서 체크하지 않아도 소리가 잘 전달이 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이 글에서 지속적으로 언급했던 암피온의 성향 때문이고 이제 그것들을 더 자세히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그 전에..
암피온 One15 모델이 데모가 끝나가던 무렵, 제가 당시 활동하던 음악 커뮤니티에서 어떤 유저들이 저를 비방하던 일이 생기고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운영자의 음해.. 그리고 현재까지도 진행중인 비방.. 안타까운 일입니다 ^^; ) 제가 해당 커뮤니티를 탈퇴하는 일이 생기면서 크게 마음이 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리뷰에 또 한번 이 일을 언급하는 저도 못났지만 이 배경이 없이는 다음 문단이 완성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해 부탁드립니다 ^^;
암피온 본사에서 보내준 One15 데모 이후에 무조건 다음 스피커는 암피온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진입 장벽이 높은 가격대 때문에 망설이고 있던 저에게, 커뮤니티로 인해 상한 마음을 달래준다며 한국의 암피온 스피커 디스트리뷰터인 기어라운지의 대표님이 저에게 플래그쉽 모델인 One18 을 보내주었고 바로 저의 메인 스피커로 설치하고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아참, 이 리뷰는 기어라운지 대표님의 사비로 보내주신 암피온 스피커를 이용하며 작성하고 있습니다. 스피커를 보내주시며 별도로 리뷰를 작성해달라는 요청은 없었습니다.
[암피온 스피커들은 이렇게 나무 상자 케이스로 배달이 되는데 케이스가 너무 예뻐서 나중에 장식으로 쓰기 위해서라도 꼭 잘 보관하게 됩니다 🙂 ]
Flagship
영상에서 보이는 저의 엄청난 기쁨은 엄청난 행복으로 이어졌습니다. One15 만 가지고도 엄청난 해상도와 사운드가 표현이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One18은 그냥 다른 세계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업그레이드였습니다.
5인치에서 6인치로 (정확하게는 5.25 에서 6.5 인치로) 1인치 정도만 커진 것인데 만들어 내는 저역대나 풍부한 사운드가 급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몇달동안 5인치 모델인 One15 를 사용하다가 6인치 모델인 One18을 바로 설치하여 사용해보지 않았더라면 느껴보지 못했을 경험이었습니다.
같은 회사의 제품 군 모델 중에서 다른 인치 사이즈의 스피커를 같은 공간에서 그리고 같은 위치에서 장기간 사용해 볼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굉장히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One18 을 사용해도 룸 어쿠스틱만 잘 잡는다면 마스터링 그레이드로 사용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재미있는 것은 제일 작은 사이즈인 One12 모델부터 제일 큰 Two18 모델까지 우퍼의 사이즈와 갯수만 달라질뿐 같은 트위터와 Wave Guide 를 사용해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고역대의 성향이 굉장히 비슷하게 이어진다는 점 이었습니다. 다만 사이즈가 커질 수록 풍부한 저역대가 더해진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더 큰 사이즈의 스피커를 쓰고 싶으면 다른 스피커 라인을 알아볼 것이 아니라 자사 라인에서 업그레이드를 하라는 느낌으로 보여졌고, 그 업그레이드의 효과는 아주 강하다는 것을 체험하였습니다.
마치 One12나 One15은 콘솔 위에 두고 니어필드로 사용하면서 콘솔 Reflection 등에 구애받지 않는 완벽한 중고역대 모니터링을 하면서 믹스 때에는 One18이나 마스터링은 Two15, Two18 으로 하라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죠.
그래서 장점
수다를 떨다보니 글이 이런 저런 이야기로 나뉘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재 One18 모델을 6개월정도 사용하며 느낀 부분들은 정리해보자면,
- 클래식, 재즈, 롹, 힙합, 팝 등 장르에 전혀 구애를 받지 않는 스피커
-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해상도. 모든 디테일을 표현해 줌으로써, 가끔씩 해드폰으로 체크해야 했던 부분들의 필요가 없어짐.
- 완벽하게 적당한 고역대. 처음에는 너무 강하다 느꼈지만 오히려 다른 스피커들이 부족했던 것. 암피온에서 과하다 느껴지면 그것은 정말 과한 것이기 때문에 믹스에서 줄여야 함. Sony 7506 같은 제품들로 치찰음을 체크할 필요가 없어짐. 다른 어떤 브랜드의 스피커의 경우 고역대가 너무 강해서 믹스를 줄이게 되는데 실제로 다른 곳에서 들어보면 고역이 굉장히 부족할 때가 많았던 경험을 암피온에선 하지 않게 됨.
- 굉장히 타이트한 베이스 그러면서 풍부함 (One18 기준). 댄스 음악이나 EDM 을 들었을 때 전달되는 저역대의 펀치감이 아주 좋음. 물론 암피온의 저역대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룸 어쿠스틱이 어느정도 받쳐줘야함, 룸 어쿠스틱을 뚫고 나온다 했던 부분들은 중고역대에 한정. (물리학을 거스를수는 없기 때문에..)
- 믹스 엔지니어 뿐만 아니라 작곡가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스피커. 그 이유는 자신이 선택하는 악기나 소스가 나중에 어떻게 표현이 될지 가장 가깝게 알 수 있기 때문.
단점
- 페라리의 단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격’이라고 말한다면 어불성설이겠지만 진입 장벽이 높은 가격만이 유일한 단점이라 생각
- 처음 배송이 된 새 모델을 설치하면 제조된 이후부터 들어있던 나무 박스의 냄새가 완전히 사라지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림 (나무 냄새를 싫어한다면..)
여담
저의 유투브와 블로그, 인스타그램등을 쭈욱 팔로우하신 분들은 아실 내용이지만 암피온을 다음 스피커 구매순위에 올려두고 큰 가격때문에 고민을 하다가 포기하고 저렴한 모델의 스피커를 찾던 중 암피온을 처음 들었을 때 느꼈던 하이파이적 성향이 뭍어나는 제품을 찾다가 Reproducer Epic 5 라는 제품을 먼저 구매하게 되었었습니다. [모니터 스피커 리뷰 가이드 참조] 당시에 ‘하이파이’적 성향이란 말과 암피온의 향수를 느끼기 위해서 라는 뉘앙스로 스피커 리뷰를 작성했는데 많은 분들이 Reproducer Epic5 모델이 암피온 급이다, 암피온과 같은 소리다 말한 것으로 와전이되어 큰 오해를 사기도 했었죠. Epic5 스피커는 아직도 저의 세컨 모니터 세트로 쓰고 있고 같은 가격대에선 아직까지도 제가 생각하기론 최고의 스피커라 생각하지만, 암피온과의 비교는 조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암피온은 Epic5 에 비해서 확실히 윗급의 스피커이며 소리의 표현력이나 제품에서 풍겨져나오는 하드웨어의 고급스러움 등이 큰 차이가 있습니다.
사이즈는..?
암피온 스피커를 고민하며 One15 와 One18 에서 많은 갈등을 하시게 될거라 생각됩니다. 충분한 예산과 큰 스튜디오 공간이 있다면 당연히 Two15 이나 Two18도 고민해볼 수 있겠죠. 제가 느꼈던 것은 One15 에서 One18 으로 1인치 정도의 사이즈만 커졌을 뿐인데도 변화가 굉장히 컸습니다. 암피온의 제대로 된 소리는 One18 에서 시작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크지 않은 공간을 가지고 계시고 전문적인 믹스보단 음악을 즐기고 작곡을 하는 뮤지션이라면 One15도 좋은 선택이 될거라 생각됩니다. 자그만한 작업실 같은 경우엔 말이죠. 하지만 어느정도 공간을 갖추고 있고 풀 레인지의 작업이 필요하다면 One18 을 추천해 드립니다.
마치며
암피온 스피커에 대하여 너무 좋은 이야기들만 쓴건 아닌가 생각이 들면서도 정말 좋기 때문에 그렇게 썼구나 라는 것을 직접 이 스피커를 들어보시면 알게 될거라 생각합니다. 5인치 스피커를 사용하면서 항상 최종 믹스는 ATC SCM25a 같은 큰 스피커로 큰 룸에서 꼭 체크를 해보는 작업 방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Amphion One18 모델을 사용하면서부터는 그러지 않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작업은 스튜디오에서 해야지! 라며 이곳 저곳을 왔다 갔다 하였는데, 이제는 전달력을 믿을 수 있는 암피온 스피커로 저의 홈 스튜디오에서도 같은 퀄러티의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어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항상 음향 장비는 사용을 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 요즘 새로 나온게 뭐가 있지? 뭐가 더 좋은게 있지?” 라며 이곳 저곳을 둘러보게 됩니다. 암피온 스피커는 더이상 그런 고민 없이 스피커를 통해 전달되는 소리를 믿으며 다른 것에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스피커라고 생각합니다.
암피온 스피커 웹사이트 : https://amphion.fi/create/
[저의 홈 스튜디오]
오랜만에 리뷰 인데.기다렸던 리뷰라 반갑게 잘읽었습니다.ㅎ결국 결론은 언젠가 구매할 리스트에 넣어야겠다는 생각이드네요ㅋ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저의 구매 리스트에도 오랜동안 머물러 있었던 친구라 즐거운 나날이 되고 있습니다 🙂
저의 꿈의 스피커인 Amphion 의 리뷰만 보아도 행복해지는 느낌입니다 ㅠㅠ 언젠간 꼭…
감사합니다. 더이상 스피커에 대한 걱정없이 작업할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
Amphion이란 브랜드가 근래에 각광받던 이유를 잘 몰랐었는데 너무나 잘설명한 리뷰같네요!! 장비리뷰는 길게체험하고 리뷰한다는 철칙(?)이 너무나 멋있습니다!!!
에픽 5을 쓰고있는 저로썬 또 다시 암피온에 침을 흘리게 되는군요😭 소중한 리뷰 감사드립니다!
긴 글을 쓰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 정말 감사합니다. 늘 응원하며 2018년 한국 방문에 함께 했었다는것 만으로도 읽으면서 미소짓게 되네요. 앞으로도 좋은 음악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5인치 모니터스피커를 고민중인데요.
epic5 와 eve sc305중에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어떤제품으로 가야 좋을까요??
룸은 2×2의 방음부스고
장르는 edm이 가미된 음악을 주로 합니다.
안녕하세요.
eve sc305 제품은 제가 모르는 공간에서 한번밖에 들어보지 않아서 정확히 어떤 제품인지를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 모르는 공간에서의 단 한번의 청취 소감은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렇군요ㅎㅎ 답변감사합니다.
이 스피커는 D.C offset도 완벽하게 재생하지요ㅋㅋ;; 우주선같은 정교함
안녕하세요 주제와 관련없는 질문인데요 40만원대 모니터 스피커를 샀는데 스탠드 없이 책상위에 놓고 써도 상관없는지 궁금합니다.
스피커 스탠드는 왠만하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양질의 리뷰 감사합니다. 혹시 One 18 사용하시면서 서브우퍼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해보시진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암피온리뷰… 언제올라오나아.. 하구 기다렸는데 1년전에 올려두신거 제가 못봤군요 🤦♂️
스피커 스텐드는 어떤제품 추천하시나요?? 아니면 사용중인 그텐드가 궁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