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맥길 대학에서 공부한지 한달이 되어가네요.

한달정도 되니 어느정도 적응도 되고 .. 첫 마음을 남기기 좋은 시점인것 같네요.

그리고 좀 더 자세한 맥길 대학원의 준비과정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려 합니다.

예전에 언급한대로 맥길 대학원의 사운드 레코딩은 경쟁율이 치열합니다.

그래서 제가 현재 하고 있는 “Qualifying Year”라는 일년짜리 수업을 듣게 해서.. 살아남는(?) 학생들이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기도 하죠.

살아남는 단어를 사용한건.. 굉장히 진심어린 말입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현재 Qualifying Year를 같이 듣는 학생은 12명 입니다. 이중 많으면 5명 정도가 내년에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죠.

대학원에 내는 지원서는 12월 1일까지 입니다. 즉, 수업은 1년짜리 지만.. 반학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입학 원서를 내야하죠.

9월달에 맥길에 온 저는 3개월 안에 ..(이제 2개월 남았네요) 입학 원서를 내야합니다.

현재 저는 5개의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Instruments of Orchestra

Fundamental of New media

Introduction to recording

Electronics

Physics of Sound

이 수업중 단 하나의 수업에서라도 B학점 이하를 맞게되면 대학원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저는 대학을 다니는 내내 한번도 점수 걱정을 해본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맥길에 와서 처음으로

B를 못맞을 수도 있겠다 .. 아니.. 낙제는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전기 수업과 물리학 수업은 정말 심하게 어렵습니다.

저는 10대 이후로 연주에만 집중을 했었고.. 수학이나 전기회로, 물리학 같은건 간접적으로도 접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학기가 시작하자 마자 물리학 전공생 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니.. 그 난이도는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전기회로 수업도.. 이론 수업 두번하고 오실레이터를 사용하여 회로에 Capacitor를 사용하여

이큐를 만들면서 이큐의 Phase Shift를 연구실에서 테스트하여 리포트를 제출해야 합니다.

하하.. 이게 말이 되나요..

이건 마치.. 기타를 처음 시작하는 학생에게 메이저 스케일을 알려준 다음에, 당장 솔로를 해보라고 하는 격입니다..

“스케일을 줬는데 뭐가 더 필요해..?” 라고 다그치면서요..

수업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하루 하루가 너무나 벅찹니다. 그렇지만 수업보다 더 중요한건.. 역시 포토폴리오 이죠.

포토폴리오는 30분가량의 음악을 녹음해서 (6~7트랙) 믹싱을 하고

녹음과 믹싱과정에서 일어난 모든 내용을 리포트로 작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12월 전까지 대학원 재학생들의 세션에서 어시스턴트로 참여해서 리포트도 써야 합니다.

뮤지션을 찾는것도 엄청나게 힘든 일입니다.. 인맥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데리고 녹음을 할 수도 없는거죠.. 좋은 퀄러티가 합격을 좌지우지 할테니까요.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아래는 모든 녹음이 이루워 지는 라이브 룸 입니다.

14

123

엄청 좋아보이지만.. 룸 어쿠스틱이 좋은편은 아닙니다.

물론 오랫동안 홈레코딩을 해왔던 저에겐 정말 과분한 환경이지만.. 세세한 문제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게다가 노이즈 레벨이 (noise floor) 엄청납니다.. 노이즈 리덕션 플러그인을 구매하지 않으면 감당이 안될 정도로..

그리고 맥길은 클래식 음악으로 유명한 대학이죠. 클래식 악기 솔로나 앙상블은.. 좋은 홀에서 녹음을 하면

마이크 두대면 크게 할일도 없이 깔끔하게 녹음이 받아집니다.

하지만 룸 어쿠스틱이 좋지않으면.. 소리를 만들기가 힘들죠.

그리고 대부분의 맥길 음대 학생들은 제가 작업을 해야하는 이 장소에서 녹음을 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들을 찾는것도, 설득하는것도.. 저의 몫입니다.

그리고 라이브룸은.. 준비과정 학생들 보다 일반 수업과 연습실로 쓰이는 것에 우선권이 먼저 주어집니다.

즉.. 아무도 사용하지 않을때만 제가 (그리고 다른 11명의 준비과정 학생들이) 사용할수 있죠.

즉.. 밤 늦게나 사용이 가능합니다. 또 다른..문제점이죠.

 

66 51

 

 

컨트롤 룸 입니다. 역시.. Hum과 노이즈가 엄청납니다. 피라믹스 daw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PC입니다.

프로툴이 멈추지 않고 한 세션을 견디기가 힘들죠.. 리버브 플러그인을 인서트 하는 즉시 컴퓨터는 꺼집니다.

고쳐준다고 하고 있지만.. 언제가 될지 ..

녹음실의 마이크 케이블, 스탠드는 이미 헐때로 헐어서 테이프로 고정하지 않으면 제대로 서지도 않습니다.

 

열약한 환경을 하나하나 나열하면 끝도 없을것 같네요.

정말 살아남을 수 있을지..

마치 일부러 최악의 환경을 준 다음에.. 그 모든 역경을 이겨내는 몇 명에게 대학원 입학의 행복을 맛보게 해주겠다..

라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얼마전엔 물리학 공부를 혼자 하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너무 어려워서 도저히 못할것 같은 마음에 말이죠..

 

하지만 대학원에 들어가면 얻을 수 있는 무한한 지식과 가능성 그리고 기회들.

정말.. 최고.. 그 이상의 교수진들.

너무 힘들지만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맥길 한달차의 학생 입니다.

 

..